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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노후의 복병, 건강리스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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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5-12-28 | 작성자 | 관리자 |
부족하지 않은 생활비, 혼자 살 수 있는 능력 등을 갖췄다고 해서 풍요로운 후반 인생이 보장되는가? 미국과 일본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퇴직자의 30~40{853382fb9fed1234c07a338676456f691b244c6a4821bb844c1776e514e2eaae}가 퇴직 후에도 생활비가 줄어들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 중 가장 큰 이유는 의료비다. 평균 수명이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건강하게 생활하는 기간은 비교적 짧기 때문이다. 2012년을 기준으로 한국인은 평균 81.4세까지 산다. 그 중 질병이나 부상 없이 사는 기간을 의미하는 건강 수명은 66.0세다. 세상 떠나기 전 15년 이상을 병마와 씨름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더 큰 문제는 의료비의 상승률이 상당히 높다는 것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03년 이후 노인 의료비는 연 평균 18{853382fb9fed1234c07a338676456f691b244c6a4821bb844c1776e514e2eaae}씩 증가해왔다.
오래 산다는 것은 분명 축하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급격한 의료비 증가는 장수사회의 어두운 그늘이다. 보건사회연구원의 2014년 노인실태조사를 보면 우리나라 노인이 부담을 느끼는 지출항목 순위에서 주거관련비용(35.4{853382fb9fed1234c07a338676456f691b244c6a4821bb844c1776e514e2eaae})에 이어 보건의료비(23.1{853382fb9fed1234c07a338676456f691b244c6a4821bb844c1776e514e2eaae})가 2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나이 들면 병원을 찾는 빈도가 늘어나기 마련이다. 젊어서 규칙적으로 체력을 단련하고 음주•흡연 등 건강에 해로운 습관을 줄이려는 노력을 함으로써 건강에 이상이 생길 확률을 체계적으로 낮출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을 다해도 퇴행성 질환을 모두 피해 가기는 쉽지 않다. 현재 우리나라는 국민건강보험을 운영하고 있어 환자가 부담하는 의료비가 전세계에서 가장 적은 편에 속한다. 그러나 고령화가 진행되면 건보 재정 적자가 커져 제도의 현행 유지가 쉽지 않다.
우리의 국민건강보험은 독일과 일본의 제도를 모델로 설계됐다. 비교해보면, 2012년 직장가입자 기준 보험료율은 독일이 15.5{853382fb9fed1234c07a338676456f691b244c6a4821bb844c1776e514e2eaae}, 일본이 10.0{853382fb9fed1234c07a338676456f691b244c6a4821bb844c1776e514e2eaae}인데 비해 한국은 5.8{853382fb9fed1234c07a338676456f691b244c6a4821bb844c1776e514e2eaae}에 불과하다. 두 나라의 소득 수준은 우리보다 훨씬 높은데 요율마저 높으므로 보험료가 얼마나 비싼지 알 수 있다. 그럼 우리의 의료서비스가 이 나라들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가? 아니다. 국민건강보험은 이처럼 세계 최고 수준의 비용 대비 효용을 자랑한다. 이 때문에 현행 건보 제도 하에서 민영의료보험의 가입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앞으로 의료환경이 급격히 변할 수 있으므로 이에 대비해야 한다.
일찍이 고령화가 진행된 일본에서는 1인당 의료비가 12년 연속 사상 최고치를 갱신 중이다. 후생노동성은 지난해 의료비 지출이 1인당 31만4,000엔(약 313만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75세 이상은 평균 93만1,000엔을 지출해 75세 미만보다 4.4배가 많았다. 75세 이상의 노인이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5{853382fb9fed1234c07a338676456f691b244c6a4821bb844c1776e514e2eaae}지만, 의료비 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6.3{853382fb9fed1234c07a338676456f691b244c6a4821bb844c1776e514e2eaae}였다. 일본에서 75세 이상의 환자는 의료비의 10{853382fb9fed1234c07a338676456f691b244c6a4821bb844c1776e514e2eaae}만 부담한다. 나머지 50{853382fb9fed1234c07a338676456f691b244c6a4821bb844c1776e514e2eaae}는 보험료, 40{853382fb9fed1234c07a338676456f691b244c6a4821bb844c1776e514e2eaae}는 세금으로 충당한다. 다음 세대가 보험료나 세금을 통해 노인을 지원하는 구조인 것이다.
한국의 상황은 일본과 판박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발표에 따르면 올 상반기 건보 총 진료비는 28조6,9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853382fb9fed1234c07a338676456f691b244c6a4821bb844c1776e514e2eaae} 증가했다. 이중 65세 이상 노인의 진료비는 10조4,252억원이었다. 전체 건보 대상자 중 65세 이상의 비율은 12.2{853382fb9fed1234c07a338676456f691b244c6a4821bb844c1776e514e2eaae}지만, 진료비 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6.3{853382fb9fed1234c07a338676456f691b244c6a4821bb844c1776e514e2eaae}나 된다. 게다가 65세 이상의 진료비는 전년 대비 11.1{853382fb9fed1234c07a338676456f691b244c6a4821bb844c1776e514e2eaae}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고령화에 따라 재정 부담이 갈수록 커질 수 밖에 없음을 알 수 있다. 실제 건보 재정은 지금도 추가로 세금을 투입해야 유지된다. 2013년 정부지원금이 6조2,112억원, 2014년에는 6조7,794억원 투입됐다. 올해는 7조5,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어 공무원연금 적자보전금의 3배 규모다. 보험료율은 2010년에는 이후 매년 꼬박꼬박 올리는데 보장률(의료비 중 건보공단 분담 비율)은 62{853382fb9fed1234c07a338676456f691b244c6a4821bb844c1776e514e2eaae} 수준이며 2009년 65{853382fb9fed1234c07a338676456f691b244c6a4821bb844c1776e514e2eaae}에서 5년째 뒷걸음질치는 중이다.
이런 상황이므로 국민건강보험만 믿을 게 아니라 혹시 모를 미래를 대비해 두는 것이 좋겠다. 실손보험은 의료비 중 건보 분담분을 제외한 나머지를 지불한다. 따라서 가입자는 건보 혜택이 줄더라도 그 영향을 받지 않는다. 다른 금융상품과 마찬가지로 실손보험도 그 내용을 잘 알고 가입해야 한다. 비례보상을 하기 때문에 중복 가입해도 보험금을 더 많이 주는 것은 아니며 갱신형이라 주기적으로 보험료가 조정된다. 75~80세까지 가입할 수 있는 노후실손보험도 출시되어 있다.
의료비는 건강할 때 준비해야 한다. 비가 올 때 우산을 찾으면 늦다. 건강리스크는 빈번히 발생하지는 않지만 개인이 감당할 수 없는 손실을 줄 수 있다. 이런 경우를 대비하기에 효과적인 금융상품이 보험이다. 나에게는 불행이 닥치지 않을 거란 낙관으로 아무런 준비를 안하고 있는가? 노련한 토끼는 세 굴을 판다.
(연금포럼 연구위원 지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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