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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디폴트옵션 시행 1년 후 성적을 보면서 느낀 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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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4-10-07 | 작성자 | 관리자 |
작년 7월 12일부터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이 큰 기대 속에 정식 도입됐습니다. 디폴트 옵션은 근로자가 본인의 퇴직연금 적립금을 운용할 금융 상품을 결정하지 않을 경우, 사전에 지정한 금융 상품에 적립금이 자동 운용되도록 하는 것이죠. 장기간 투자를 통해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끌어올리자는 취지로 시행됐습니다. 그리고 1년 간의 성적표가 드디어 공개됐습니다. 우선 디폴트옵션으로 유입된 자산의 규모는 상당합니다. 금융감독원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퇴직연금 디폴트 옵션 적립금은 32조9095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디폴트옵션은 DC형 퇴직연금과 IRP를 대상으로 하는 제도입니다. 23년 말 기준으로 DC형과 IRP 적립금의 합계액은 약177조원이니까 18.6%에 해당하는 액수가 디폴트옵션 상품으로 유입된 것입니다.
많은 자금이 디폴트옵션으로 운용되면서 애초에 목표로 했던 성과를 거뒀을까요? 현재 41개 퇴직연금 사업자가 305개 디폴트옵션 상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1년 이상 운용된 디폴트옵션 상품의 연 수익률은 평균 10.8%입니다. 현재 1년 정기예금 이자율이 3.5% 안팎이니까 디폴트옵션으로 운용된 자금은 그 3배 정도의 수익률을 냈어야 합니다. 그러나 디폴트옵션은 위험 등급별로 수익률 차이가 있습니다. 고위험 등급의 1년 수익률은 16.55%나 되지만, 초저위험 등급은 3.47%로서 정기예금 이자율보다 나을 것이 없습니다. 불행하게도 디폴트옵션 전체 적립금의 89%인 29조3478억원은 초저위험 등급 상품에 들어갔고 고위험 등급 상품 적립금은 전체의 단 1.5%인 4834억원에 그쳤습니다. 디폴트옵션 제도가 도입된 취지는, 기존 퇴직연금 수익률이 물가상승률을 쫓아가기도 버겁다는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인데 그 취지를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흔히 퇴직연금의 낮은 수익률의 원인을 사업자 탓으로 돌립니다. 수수료 수입을 올리면서 수익률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퇴직연금 사업자가 비난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DC형 퇴직연금과 IRP는 가입 당사자가 운용방법을 결정하는 권한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디폴트옵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원인을 따지고 보면 가입자가 지나치게 원리금보장에 집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리스크를 감수하며 고위험 등급의 디폴트옵션 상품을 선택한 1.5%의 자금은 연 16.55%의 높은 성과를 얻었습니다. 앞으로 큰 손실을 볼 시기도 올 것입니다. 하지만 과거의 통계가 가리키는 것은 퇴직연금처럼 장기간 적립할 경우에 리스크를 안고 투자하는 것이 최종적으로 물가상승률을 뛰어넘는 수익률을 낼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는 사실입니다. 풍족한 노후는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편안히 이자율만큼 얻을 것인지 맘 고생하며 적정 수익률을 쟁취할 것인지를 선택하는 기로에서 현명한 선택을 하시기를 바랍니다.
트러스톤자산운용 지철원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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