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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ELS 투자의 함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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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6-02-14 | 작성자 | 관리자 |
다른 사람의 논리에 빠져 스스로 생각의 범위를 한정하는 경우가 있다. 이를 심리학적으로 ‘프레임에 갇힌다’고 한다. 매스미디어와 인터넷을 통해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기 때문에 옥석을 잘 가려 받아들여야 한다. 금융상품에 대해서도 프레임에 갇히는 사례가 적지 않다.
점점 낮아지는 금리를 견디다 못해 처음으로 투자를 결심하게 된 초보 투자자라면 당연히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앞서기 마련이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자산가치 폭락으로 큰 손실을 입은 경험이 있다면 더욱 그럴 것이다. 한편으로는 투자수익률이 이자율보다는 높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때 중위험•중수익이라는 표현처럼 솔깃한 말도 없다.
최근 가장 유행하고 있는 금융투자상품을 꼽는다면 단연 주가연계증권(ELS)이다. 중위험•중수익을 특징으로 내세워 엄청난 기세로 시중 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다. ELS와 같은 파생상품은 주가가 오르지 않아도 수익을 내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 마침 코스피지수가 4년 동안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던 차에 투자자의 심리를 정확히 꿰뚫은 ELS의 발행 규모는 지난해에 무려 71조7,969억원을 기록했다. 국내외 주식형 펀드의 총 자산 규모인 73조원에 버금가는 액수다. 현재 청약받고 있는 대부분의 ELS는 기초자산을 2~3개로 하는 스텝다운형에 속한다. 스텝다운형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보통 3~6개월을 단위로 하는 만기일이 지날 때마다 조기상환을 위한 조건이 단계적으로 낮아지기 때문이다. 투자자로서는 수익을 낼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는 것처럼 느낄 수밖에 없다.
하지만 ELS의 구조를 꼼꼼히 뜯어볼 필요가 있다. 기초자산의 가격이 오르기 시작하면 수익을 낼 시간을 더 이상 주지 않고 바로 조기 상환된다. 근본적으로 큰 수익을 낼 수 없도록 설계된 것이다. 수익의 상한선은 대부분 연 10{853382fb9fed1234c07a338676456f691b244c6a4821bb844c1776e514e2eaae} 미만으로 제한되는 반면 손실의 하한은 100{853382fb9fed1234c07a338676456f691b244c6a4821bb844c1776e514e2eaae}까지 있다. 투자원금 전부를 순식간에 잃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렇게 보면 중위험•중수익이 아니라 오히려 고위험•중수익에 가까운 것 아닌가? 불리한 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조기상환은 모든 기초자산이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그런데 녹인(Knock-in•원금손실 발생구간)은 기초자산 중 어느 하나라도 조건에 걸리면 발생한다. 또 녹인 구간에 진입하면 기초자산 중 하필이면 가장 크게 하락한 것의 손실률을 적용한다.
국내 금융소비자들은 낯선 금융상품을 접하게 되면 바짝 긴장하는 것 같다. 금융사의 직원이 펼치는 프레임에 갇혀 잘 이해하지 못하는 상품에 귀중한 돈을 선뜻 맡기는 경우가 많다. 사실 ELS 가입자들이 내용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금융상품도 믿을 만한 전문가의 설명을 기초로 해 상식과 논리를 갖고 분석하면 지나치게 겁낼 필요가 없다. 직접 분석하려는 노력을 하는 것 자체가 투자에 대한 좋은 공부가 된다. 이렇게 노력하다 보면 어느덧 나만의 중위험•중수익 투자법을 터득할 날이 오기 마련이다.
(연금포럼 연구위원 지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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