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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66세 구자삼 교수의 ‘앙코르 시니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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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6-02-22 | 작성자 | 관리자 |
“이번에 국제협력단(KOICA)에서 실시하는 해외 중장기자문단에 선발돼 미얀마협동대로 가게 됐습니다.”
대우증권 시절 국제업무 분야에서 같이 일했던 구자삼 교수가 전화로 알려온 소식이다. 1980년대 후반 내가 대우증권 동경사무소장을 맡고 있을 때 구 교수는 런던사무소장으로 있었다. 대우증권 퇴직 뒤 대학에서 자산관리 강의를 해오다 지난해에 65세 정년퇴직을 했는데 이번에 다시 환경이 열악한 개발도상국에 가서 새로운 일에 도전해 보겠다는 것이다. 그의 열정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 퇴직 후 KOICA 해외자문단 봉사 지원
외교통상부 산하기관인 KOICA에서 실시하는 해외 중장기자문단 파견 사업은 2010년 시작됐다. 파견 국가는 무상원조 협력대상국 41개국. 올해 4월 말 현재 28개국에 102명이 파견돼 있다고 한다. 교육 보건 공공행정 산업에너지 농림수산 환경 인권 등 분야도 꽤 다양하다. 파견자들 연령도 30∼73세로 폭이 넓은데 대부분은 50대 이상 시니어라고 한다. 관련 분야에서 10년 이상의 실무 경력은 물론이고 영어로 강의와 자문 응대가 가능해야 하고 보고서도 작성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취업이라기보다는 봉사활동의 성격이 강하다. 따라서 50대 이상 시니어가 많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올해 새로 파견될 인원은 60명. 지난달 최종 확정됐다고 한다. 구 교수는 여기에 포함된 것이다.
그러고 보니 대우증권을 퇴직한 뒤 구 교수가 해온 일은 도전의 연속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대우증권에서 영국 런던사무소장, 국제본부장 등으로 24년 근무했다. 대우증권을 떠난 뒤에는 자산운용사 대표, 중견기업의 감사와 고문 등을 지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그는 보다 근본적인 고민을 하게 됐다. 지금 같은 인생 100세 시대에 후반인생 30∼40년을 무슨 일을 하면서 보람 있게 보내야 할 것인가 하는 고민이었다. 임원으로 재취업한다 해도 보통 2∼3년이면 끝난다. 그 후에는 또 재취업 기회를 찾아야 한다. 그러느니 좀 더 오랫동안 보람 있게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생각했다.
우선 50대 중반에 들어선 자신의 경쟁력이 무엇일까를 생각해 봤다. 25년 이상 금융투자, 특히 국제금융 업무를 하면서 익힌 국제 비즈니스 마인드와 영어 능력이 가장 큰 무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2년여 동안 중견기업의 감사, 경영고문 등을 지내면서 중견기업의 현실을 살펴볼 수 있었던 것도 귀중한 재산이라고 생각했다. 현역 시절 익힌 국제금융 지식과 중견기업 경험을 접목하면 대학 강단이나 경영 컨설팅 비즈니스 분야에서 보람 있는 일을 할 수 있겠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는 필요한 준비에 착수했다. 우선 체계적인 금융 공부와 대학교수 임용 때 요구되는 박사학위에 도전했다. 2년여의 준비를 거쳐 2004년 숭실대 벤처중소기업학과 박사과정에 입학했다. 그때 나이 55세.
■ 50대엔 4년 준비 끝 박사학위 취득
하지만 박사과정 공부는 결코 쉽지 않았다. 논문을 쓰기 위한 통계자료를 구하기가 힘들었고 설득력 있는 통계분석의 틀을 갖추기도 어려웠다. 고비를 넘기지 못해 몇 차례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4년간의 악전고투 끝에 자신의 국제금융 비즈니스 경험을 체계화한 논문을 마무리했다. 박사학위 취득 뒤 대전 우송대와 수원과학대에서 산학협동교수로 기업재무관리·개인자산관리 등을 강의해 오다 지난해 정년퇴임했다.
구 교수는 ‘해외 중장기자문단으로 선발될 수 있었던 것은 대우증권 시절의 국제금융 비즈니스 경험과 최근 몇 년간의 대학교수 경험을 평가받은 결과가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그는 자신의 이런 경험을 토대로 미얀마협동대의 국제금융·자본시장 관련 커리큘럼 개설에 조언도 하고 직접 강의도 해보겠다는 꿈을 품고 있다.
■ 자아실현 위해서도 일 필요
구 교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수년 전 한 원로 기업인이 자신의 희수 축하모임에 참석했던 옛 부하 상사맨들에게 감사인사 겸 당부를 하던 말이 생각났다.
“내 나이 지금 77세인데 베트남에 가 보니 내가 할 일이 너무나 많아요. 여러분은 대부분이 60대인데 이 100세 시대에 무슨 일이든 일을 해야 해. 상사맨으로 해외에서 일하던 경험을 살리면 할 일이 많을 거예요. 국내나 선진국 말고 개발도상국에 가서 찾아보면 할 일이 널려 있어요. 못 찾겠으면 내게 오세요. 소개해 줄 테니까….”
100세 시대를 살아가려면 경제적인 이유뿐만 아니라 사회적 유대감을 이어가면서 자아실현을 하기 위해서라도 무언가 자신에게 맞는 일이 필요하다. 그런 일을 찾는 데 구 교수의 도전은 좋은 사례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연금포럼 대표 강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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