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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100세는?
연금과 투자로!
제목 | 인출기의 투자는 적립기와 이래서 다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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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1-02-18 | 작성자 | 관리자 |
생애 자산관리는 세 단계로 나눌 수 있다. 자산을 적립하는 단계에서는 공격적으로 투자해 목돈을 만들어야 한다. 대개 사회초년생인 20대부터 정년인 60세까지 작은 돈을 장기적으로 차곡차곡 투자한다. 단기 변동에 개의치 말고 우량 자산에 투자하면 결국 목돈을 만들 수 있다. 다음 단계에서는 목돈을 운용하면서 생활비를 인출한다. 이 때의 투자는 상대적으로 조심스러워야 한다. 그리고 자산을 최대한 많이 남겨 다음 단계로 이월해야 한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돈을 입출금 계좌에 넣고 생활비를 인출해 쓰기만 한다. 인생이 언제 마무리될 지 기약이 없고 투자를 할 때 필요한 판단력도 흐려지기 때문이다. 운용을 하지 않아 맘은 편하지만 수익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생존 기간 중에 자산이 고갈되는 불상사가 생기지 않도록 여러 변수를 고려하며 되도록 비관적으로 인출해야 한다. 종신연금 방식의 인출을 선택하는 것이 맘 편할 수도 있다.
이렇듯 단계별 전략이 다른 이유는 투자의 형태에 따라 잔고의 변동 양상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적립식으로 장기 투자할 때는 단기적인 가격 하락이 오히려 싼 가격으로 많은 수량을 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예를 들어 적립식으로 코스피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에 매월 10만원씩 10년 간 넣었다고 치자. 지수 1000에서 시작했는데 무려 7년을 줄기차게 하락하여 200을 터치하고 이후 3년 동안은 상승했지만 최종적으로 500에 그쳤다면 최종 잔고는 얼마일까? 1390만원이다. 투입한 원금이 1200만원이니 16{853382fb9fed1234c07a338676456f691b244c6a4821bb844c1776e514e2eaae} 가까운 수익률을 냈다. 결코 좋다고 볼 수 없는 상황에서 의외의 결과다. 이유는 적립식 투자를 할 때는 중간이 아니라 최종 지수가 성패를 가르기 때문이다.
반면 목돈을 거치식으로 투자하고 조금씩 인출하여 사용하는 상황이라면 초기 수익률 관리에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코스피지수가 1000에서 시작했는데 2년 동안 하락하여 500을 터치하고 이후 8년 동안 줄곧 상승하여 2000까지 올랐다고 가정하자. 이 기간 동안 목돈 1200만원을 인덱스펀드에 거치식으로 넣고 매월 10만원씩 인출했다면 최종 잔고는 0원이다. 하락 기간에 비해 상승 기간이 4배나 길고 최종 지수는 처음의 2배나 됐지만 원금 1200만원을 그냥 두고 쪼개 쓴 것과 차이가 없다. 거치식투자를 하면서 인출할 때는 상대적으로 투자액이 큰 초기가 말기에 비해 최종 투자수익률에 훨씬 더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정리하자면, 상대적으로 투자 잔액이 많은 시점의 성과가 적립이나 인출에 관계 없이 수익률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 이런 이유 때문에 적립기에 공격적인 투자를 권장하고 인출기에 안정적인 투자를 권장하는 것이다. 예측은 사실 불확실한 것이지만 계산이 알려주는 사실은 명확하다. 어느 쪽을 따르냐에 따라 투기와 투자로 갈린다고 볼 수 있다.
(본고는 2월 17일 서울경제 [투자의 창]에 게재된 원고입니다.)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구위원 지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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