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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책소개]취미로 직업을 삼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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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0-03-27 | 작성자 | 관리자 |
100세 시대라고 합니다. 은퇴하고 유유자적하는 삶을 꿈꾸기에는 인생이 너무 깁니다. 정년 이후에 어떤 일을 해야 할지 많은 사람들이 더 깊이 고민하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한편, 젊은 사람도 일거리 구하기 힘든 세상에 노인이 할 일이 어디 있겠냐고 푸념을 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이런 분에게 꼭 읽어보시길 권하는 책이 바로 ‘취미로 직업을 삼다’입니다.
1930년에 태어난 저자는 정년 퇴직 후 주식 투자 실패로 하루 아침에 모든 재산을 깡그리 날립니다. 어쩔 수없이 시작한 남의 집 묘지기도 3년만에 쫓겨났으니 70세에 집도 절도 없는 무일푼이 된 겁니다. 끝이 안 보이는 바닥까지 추락한 그야말로 절박한 상황에 빠진 겁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이야기가 끝나지 않습니다.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반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자포자기 할 법한 상황에서 칠순의 저자는 생존을 위한 분투를 시작합니다. 이 책에서는 그 과정을 담담하면서 진솔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경륜이 느껴지는 내용에 기자 출신인 저자의 필력이 더해져 더욱 생생하게 읽을 수 있는 점이 이 책의 미덕입니다.
이 책을 보면서 아이러니 하다고 느낀 것은, 70세에 거리에 나앉게 된 상황에 처했기 때문에 저자가 자신이 가진 경쟁력을 키울 수밖에 없었고 정말 오래 전부터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을 찾게 됐다는 점입니다. ‘새옹지마’의 현대판 이야기라 할 수 있습니다. 순전히 운이 좋아 저자가 기적을 이루게 됐다고 섣부르게 오해하면 안 됩니다.
먼저 저자는 과거의 후회를 거울 삼아 고령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의지대로 사는 도전적인 삶을 선택했습니다. 세상의 눈치를 보지 않는 용기를 갖게 된 것을 이 책을 읽어 보면 느낄 수 있습니다. 초등학교 앞에서 좌판을 깔고 볼펜 장사를 한 일화, 멀리 공장에 일하러 간 아내를 기다리다가 굶주려 사경을 헤맨 일화, 월세 18만원을 내기 위해 번역을 하게 된 일화를 가감 없이 공개할 수 있었던 것은 저자가 체면으로부터 자유로워 졌기 때문일 겁니다.
또 저자는 남들이 갖지 못한 자신의 주특기를 찾아 제대로 활용할 줄 알았습니다. 일어 번역을 생업으로 삼았지만 거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날고 뛰는 젊은 번역가들 사이에서 일흔 넘은 자신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 그들이 알지 못하는 책, 그들이 번역할 수 없는 책의 목록을 작성해 출판사에 제시하는 노력을 합니다. 구닥다리 문체라고 손가락질 받지 않으려고 젊은 번역가의 책을 숱하게 읽었고 현대적 감성의 번역이 어렵다고 생각하면 우리나라에 소개되지 않은 저작권이 풀린 일본 고전을 번역하자고 제안하는 노회함까지 갖췄습니다.
저자는 스스로 백열 살까지 사는 게 꿈이라고 말합니다. 앞으로 십년, 아흔 다섯까지 일을 할 계획이랍니다. 저자와 같이 더 이상 그냥 노인이 아닌 신노인을 꿈꾸는 분들이 대단히 많을 거라 믿습니다. 그리고 진심으로 그 앞날을 응원합니다!
(연금포럼 연구위원 지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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