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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과 투자로!
제목 | 편향과 애착이 투자를 망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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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0-03-27 | 작성자 | 관리자 |
주가 그래프를 무심하게 보면 무작위로 오르내리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면 등락을 볼 때 감정이 개입한다. ‘심리적 편향’이 생기기 때문이다. 싸다고 생각해 주식을 매수했더니 주가가 끝없이 하락하는 경험을 누구나 해봤을 것이다. 매도하면 기다렸다는 듯이 주가가 폭등해 투자자는 또 한번 가슴을 쥐어뜯게 된다. 사면 내리고 팔면 오르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분명히 나를 골탕 먹이려고 지켜보는 세력이 있다는 확신이 든다. 하지만 아무도 소액 투자자 한 명에게 신경 쓰지 않는다. 이른바 ‘머피의 법칙’과 비슷한 착각이다.
스포츠 경기를 볼 때도 내가 응원하는 팀이 있을 때와 없을 때는 느낌이 완전히 다르다. 응원하는 팀이 있어야 재미가 배가된다. 안타깝게도 투자할 때는 재미를 느끼기보다 부아가 돋는 경우가 훨씬 많을 것이다. 잃을 것이 많기 때문이다. 응원하는 팀의 승리에 큰돈을 걸었다면 마찬가지로 판정 하나하나에 민감해진다. 심판이 편파적이라는 의심마저 들기 시작할 것이다. 감정이 작용하기 시작하면 투자는 십중팔구 망하게 되니 경계해야 한다.
최근 폭락장에서 눈에 띄는 현상은 외국인 투자가들이 대량으로 매도한 물량 대부분을 개인이 받아내고 있는 것이다. 이를 두고 물렸다거나 좀 더 기다렸다 사는 것이 현명했다고 말하는 전문가도 있다. 결과를 보고 나서 ‘내 그럴 줄 알았다’고 말하는 ‘사후확신 편향’이라고 보면 된다. 주가 저점이 어디인지, 언제 반등할지 아는 사람은 없으니 흔들릴 필요는 없다. 주식을 살 때 가졌던 소신이 흔들려 손절매를 반복하는 투자 행태도 사후확신 편향이 불러일으키는 착각 때문이다. 전설적 투자자 워런 버핏은 “10년을 들고 있을 주식이 아니면 한순간도 들고 있지 말라”는 명언을 남겼다. 망하지 않을 기업의 주가는 결국 우상향한다는 믿음으로 투자해야 한다. 장기투자는 심리적 편향이 일으키는 착각을 막아주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다. 빌린 돈으로 장기투자하기 어렵다는 것도 유념해야 한다.
가격이 올라도 주식을 팔지 못하는 것을 ‘소유 효과’ 때문으로 본다. 주식을 보유하면 그 주식에 대한 애착이 생길 수 있다. 특히 주가가 하락해 본의 아니게 오랫동안 보유했다면 본전 생각에 애착이 더 커진다. 계속 오를 것 같아 팔지 못하는 소유 효과에 빠지는 것을 방지하려면 매도 목표가를 정해놓는 것이 좋다. 감정이 아닌 원칙으로 매매해야 한다.
헐값에 산 자산의 가격이 폭등해 큰돈을 번 사람을 모두 부러워한다. 불로소득을 얻었다고 시기하거나 운이 좋았다고 폄하하기도 한다. 그러나 부자는 리스크에 도전해 성공할 때 탄생한다. 리스크가 없으면 기회도 없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창궐로 인해 기회가 왔다고 보면 지나치게 낙관적인 것일까.
(본고는 3월 26일 서울경제 [투자의 창]에 게재된 원고입니다.)
(연금포럼 연구위원 지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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