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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38년 경력 금융인에서 농업법인 경영자로 변신한 후루카와 신이치 사장 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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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0-02-27 | 작성자 | 관리자 |
“60이 넘은 나이에 이런 도전은 무모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제가 이 나이에 시작해서 뭔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기술을 익혀 사회공헌을 할 수 있는 것은 농업의 세계밖에 없다고 믿고, 남은 인생 모두를 걸고 도전해보기로 했습니다. 우선은 토마토 생산부터 시작해서 10년 후에는 다양한 야채를 생산하는 농업법인으로 키워보려 합니다. 지켜봐 주시고, 많은 응원을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017년 10월, 일본인 친구 후루카와 신이치 사장으로부터 받은 메일이다. 후루카와 사장은 일본의 국내 증권사, 외국계 생명보험사 및 은행, 일본 국내은행, 그리고 외국계 자산운용사 등에서 38년 경력을 쌓아온 금융전문가이다. 마지막에는 자산운용사의 CEO까지 역임했다. 필자와는 1990년대 중반부터 서울과 도쿄를 오가며 20년 넘게 교분을 쌓아온 사이이다.
특히, 국제 증권 비즈니스, 자산운용 비즈니스와 관련해서 그로부터 많은 조언을 받아왔다. 후루카와 사장은 자기 회사의 비즈니스뿐 아니라 일본의 증권업계, 자산운용업계를 바꿔보겠다는 꿈을 가진 경영자였다. 따라서, 정년퇴직 후의 후반인생도 뭔가 금융과 관련된 새로운 일을 하리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농업을 하겠다는 것이다. 그것도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귀농, 귀촌도 아닌 농업법인을 설립하여 본격적인 시설원예를. 놀랍기도 하고, 호기심도 생겨 그가 농업을 선택하게 된 계기, 사업진행 상황 등에 대해 액티브시니어 이야기로 엮어 소개해보기로 했다.
소개를 위해 작년 6월 초에는 일본 카나가와 현에 있는 후루카와 씨의 토마토 농장을 취재했다. 같은 시기에 후루카와 사장이 도쿄 토요스 시장의 청과물 판매인을 대상으로 한 강연의 녹음 파일도 입수해 들었다. 또한, 금년 1월 말에는 일본 농업 관련 계간지 ‘농업 비즈니스 베지 겨울호’에 게재된 인터뷰 기사도 입수해 읽었다. 다음은 농업비즈니스 베지 인터뷰 기사에 필자가 취재한 내용을 추가해서 대담형식으로 엮은 것이다. 게재를 허락해준 일본 이카로스 출판㈜ 데즈카 노리코 편집고문께 감사드린다.
농업을 택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 60세가 되기 얼마 전부터 제 2의 인생을 무엇을 하며 살 것인가를 고민해왔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서점에 들렀다가 농업매거진이라는 잡지에 게재된 농업취업인구 관련 특집을 보게 되었습니다. 2005년 말 현재 335만명이었던 농업취업인구가 2015년에는 209만명으로, 10년 사이에 126만명(38{853382fb9fed1234c07a338676456f691b244c6a4821bb844c1776e514e2eaae})이 줄었다는 겁니다. 이것이 2035년에는 142만명으로 20년 사이에 다시 67만명(32{853382fb9fed1234c07a338676456f691b244c6a4821bb844c1776e514e2eaae})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는 겁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2015년 말 현재 취업인구 209만명 중 63.5{853382fb9fed1234c07a338676456f691b244c6a4821bb844c1776e514e2eaae}에 해당하는 132만 6000명이 65세이상 고령자라는 거예요. (역자 주 – 한국 농업인구 또한 2015년 257만명에서 2018년 231만명으로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에 있으며, 고령자 비율은 45{853382fb9fed1234c07a338676456f691b244c6a4821bb844c1776e514e2eaae} 정도이다)
직업상 일본 산업의 인구동태를 계속 봐왔지만 인구감소가 가장 심한 곳이 농업분야라는 걸 다시 한번 확인한 거죠. 그 동안 미국인들로부터 “일본의 농업은 죽었다. 무의미한 저항은 그만하고 농산물은 미국에서 수입하면 된다”는 말을 수없이 들어왔습니다. 그 때문에 농업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이 데이터를 보게 된 겁니다. 이 수치를 보는 순간 이건 찬스라고 직감했습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것이 비즈니스의 원리 아닙니까? 일본 농업이 위기에 처해있을 때 농업을 함으로써 조금이나마 이 사회에 공헌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죠.
농업이 비즈니스가 될 거라는 확신은 있었습니까?
– 일본의 인구가 완만하게 줄어드는데 반해, 농업인구의 감소는 그 몇 배의 속도로 진행되어 가기 때문에, 식량생산은 이를 따라갈 수 없게 됩니다. 이를 커버할 수 있는 것은, 생산능력이 높은 차세대형 농업이죠. 차세대형 시설농업을 하려고 생각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토마토 시장은 포화상태라고들 하던데, 왜 토마토를 선택하셨나요?
– 일본의 토마토 섭취량이 세계 각국에 비해 너무 적기 때문입니다. 국민 1인당 토마토 연간 섭취량은 이탈리아와 러시아가 27kg, 중국이 31kg, 미국이 38kg입니다. 가장 많은 건 터키의 99kg으로 하루에 300g이나 먹고 있다는 계산이 됩니다. 세계 평균은 18kg인데 일본은 그보다 훨씬 적은 10kg입니다. (한국의 1인당 소비량은 7kg 정도이다)
토마토라고 하면 이탈리아가 떠오르는데, 터키는 왜 그렇게 많이 섭취하나요?
– 토마토를 음식 맛을 내는 재료로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섭취량 랭킹 중 상위를 차지하고 있는 국가들은 지중해 연안의 중동이나 북아프리카 지역으로, 토마토를 고기나 생선, 야채와 같이 넣어 끓이는 요리를 잘 먹습니다. 토마토는 글루타민산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어 일본의 다시마나 가쓰오부시처럼 맛을 내는 재료로 사용합니다. 섭취량이 20~30kg대인 국가들은 토마토를 조리용으로 삶거나 굽는 문화를 갖고 있어요. 그렇다면, 생으로 먹는 문화와 익히고 굽는 문화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토마토, 다시 말하면 생식·조리 겸용 토마토로 익히고 굽는 문화를 보급하면 일본에서도 충분히 섭취량 30kg를 노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수확량으로 보면, 중국이 최대로 5000만톤, 일본과 비슷한 면적의 이탈리아에서 513만톤, 스페인에서 401만톤인데, 일본은 겨우 72만톤밖에 안 돼요. (한국은 2018년 37만톤 정도이다) 금액으로 치면 고작 1600억엔이에요. 3배로 늘어난다 해도 210만톤이니까. 토마토를 익히고 구워서 먹는 문화가 보급되면 충분히 3배 정도의 수입증대도 가능할 수 있어요. 가지나 무의 경우 3배로 늘리는 건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3배의 수입증대를 기대할 수 있는 건, 저에게는 토마토 외에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지금 생산하고 있는 토마토가 그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상품이라는 거군요.
– 지금 저희가 생산하고 있는 쇼난 포모론 토마토의 레드와 골드 품종은 생으로 먹거나 조리용 모두에 사용할 수 있도록 카나가와현에서 개량해낸 이탈리아계 품종입니다. 신맛이 적어 생으로 먹어도 맛있고, 열을 통해 굽거나 삶으면 한층 더 달콤해져서 맛있습니다. 이탈리아 품종인 산 마르자노 레제르바와 산 마르자노는 원래 조리용이지만, 우리가 만드는 토마토는 짠맛이 거의 없고 식감이 부드러워 생으로 먹어도 맛이 있어요. 농장의 절반 정도에서는 큰 방울토마토인 모모타로도 생산하지만, 나머지 반은 생식과 조리용 문화 사이에 가교 역할을 하는 이들 토마토입니다.
취재 :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대표 강창희
자료번역 :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주임연구원 고재량
※대담 내용은 주로 일본 ‘농업비즈니스베지 겨울호’를 참조했음.
…38년 경력 금융인에서 농업법인 경영자로 변신한 후루카와 신이치 사장 ② 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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