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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확정기여형 퇴직연금 운영은 덜도 말고 더도 말고 꼭 이와 같이 해보자'(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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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9-10-23 | 작성자 | 관리자 |
해당 글은 2019년 9월 27일 트러스톤자산운용 주최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창립 5주년 기념세미나]발표자료를 참고하여 작성되었습니다.
감히 퇴직연금제도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육지행선(陸地行船) 즉, 육지로 배를 끌고 가는 것과 같은 벽에 부딪히는 느낌은 필자만의 것이 아닐 것이다. 감독기관도 사업자도 기업도 가입자도 나름 노력들을 많이 하는데 수익률 개선이나 제도만족도 향상은 꿈쩍도 안하는 모양이 계속되고 있다. 고작 하는 것이 해외는 그렇지 않는데 우리나라는 왜 이럴까란 한탄과 우리나라 제도는 계약형이기 때문에 기금형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좋다라는 일각의 움직임 정도다. 아무튼 현재 퇴직연금제도는 나름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것만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이랜드 그룹사례다.
이랜드그룹도 초창기는 여느 다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시행착오를 겪었다. 예컨대 제도활용을 통해 직원복지나 노후생활향상이라든지 이를 위해 교육하고 수익률 올릴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노력을 하지 않고 그저 퇴직연금사업자가 하자는대로 기존의 거래 관행대로 했었다. 그러나 이들은 시간이 경과하면서 전혀 다른 접근을 했다. 퇴직연금제도를 [직원부자만들기] 수단으로 생각한 것이다. 이런 접근을 하는 비슷한 기업들은 찾아 보면 있을 것이지만 기업이 독자적으로 상품 추천을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 것으로 보인다.
이랜드 그룹의 퇴직연금 전담부서인 AWM팀은 직원들을 위한 상품추천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 상품을 퇴직연금 사업자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게 하는 여타 기업들에서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접근을 하고 있다. 그래서 추천한 상품의 예는 아래의 <표1>과 같다. 여기서 보면 추천 상품 선정에 나름대로 정교한 방법을 채택하고 있다는 점이 상당히 놀랍다. 첫째, 실적배당형상품에서 국내형이 없다는 것이다. 국내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 변동 폭이 너무 크다는 것과 투자대안 확대의 필요성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둘째, 상품이 비록 하나씩이지만 유형별로 모두 들어 있다. 지금 한 사업자가 제공하는 실적배당형성품의 종류는 너무 많다. 이를 골라내기는 직원입장에서 사실상 불가능하다. 비록 2~3개만 되어도 힘든데 이를 회사가 걸러 추천하고 있는 것이다. 셋째, 원리금보장상품은 금리가 높고 안전한 상품을 선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2018년 말부터 퇴직연금 원리금보장상품으로 저축은행상품을 편입했는데 이를 적절히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넷째, 직원들의 상품 투자 선택 목적을 분명히 했다. 아래의 <표1>에서 보면 상품마다 안정추구, 위험중립. 수익추구를 명확히 구분해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다섯째 [자산관리앱]을 통해 원클릭 자동주문이 되게 했다는 점이다. 만약 이 앱이 없다면 직원들은 퇴직연금 사업자의 홈페이지에서 미로에 빠져 하다 하다 지쳐 상품변경을 포기하고 말았을 것이다. 이 정도로 회사가 확정기여형 가입 직원에게 상품추천을 한다면 직원들은 당연히 안심하고 확정기여형 제도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것이 성공적인 것만은 아니다. 이랜드 그룹도 아직은 퇴직연금제 가입율이 60{853382fb9fed1234c07a338676456f691b244c6a4821bb844c1776e514e2eaae} 정도 밖에 안되며 퇴직연금 가입직원들의 투자지식이 너무나 일천하여 투자전문가의 도움을 절실히 필요하다고 애로사항을 호소하고 있다. 더욱이 이랜드와 같이 직원들에 대해 수익률을 올리기 위해 노력해도 지난 3년 동안 실적배당상품 선택율은 겨우 +6.2{853382fb9fed1234c07a338676456f691b244c6a4821bb844c1776e514e2eaae}p 높아진데 만족해야 했다(실적배당상품 비중: 29.8{853382fb9fed1234c07a338676456f691b244c6a4821bb844c1776e514e2eaae}(‘16.3월) 36.0{853382fb9fed1234c07a338676456f691b244c6a4821bb844c1776e514e2eaae} (‘19.3월)). 그 이유는 개인별 투자성향의 변경 어려움에 있다는 것으로 보고 있었다. 심지어 AWM팀장은 우리 직원들에게 퇴직연금 수익률제고방안을 가르쳐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란 자괴감이 들 정도로 투자에 대한 지식을 심기가 힘이 든다는 토로도 하였다.
또한 퇴직연금 사업자에 대한 아쉬움도 설명했다. 이랜드그룹이 퇴직연금 가입기업으로서 보는 가장 뼈있는 진단은 퇴직연금제에서 기업과 퇴직연금사업자가 추구하는 목표가 다르다는 것이다. 기업의 목표가 직원들의 노후소득 확대를 위한 수익률 제고라면 퇴직연금 사업자들은 고객의 수익률 제고보다는 신규고객 유치에 중점을 둔다고 본 것이다. 또한 퇴직연금사업자들의 대부분은 확정기여형에 적합하지 않은 사업구조로 되어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직원들에 대한 상담서비스 능력이 미비하고 이랜드 그룹의 퇴직연금담당팀과 소통하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소통하려고 노력하는 사업자가 열에 한 곳도 안된다고 평가하고 있다. 무엇보다 신속히 필요한 것은 퇴직연금 담당 RM(relationship manager)를 두기를 바라고 있었다. 이 아쉬움들은 이랜드 그룹차원에서 나온 것이니 개별 기업들에게는 오죽하겠나 하는 생각도 든다.
한편 정부에 대해서도 첫째, 퇴직연금 가입 기업들은 회사내 퇴직연금업무 전담부서를 의무적으로 설치하게 하자는 것인데 이는 기업의 규모에 따라 차등을 두면 못할 것도 없어 보인다. 둘째, 국민연금처럼 직장인 전체 퇴직연금기금화 운영도 필요하다고 했는데 이는 아마도 지난 3~4년간 노력해도 직원들의 실적배당형상품 전환이 미미한 것에 대한 한계 때문에 제시하는 대안으로 보이며, 셋째, 퇴직연금 의무도입 제도 관련 법안의 조속한 입법을 촉구했는데 이는 이랜드 그룹에서도 아직 40{853382fb9fed1234c07a338676456f691b244c6a4821bb844c1776e514e2eaae}는 퇴직연금제 가입이 안되고 있는 것에 대한 대책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에서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한 기업들 중 이랜드그룹만큼 제도활용에 열심인 것을 찾기는 매우 어려워 보인다. 지난 몇 편의 글에서 이랜드 그룹의 확정기여형 운영 내용을 살펴 보았는데 우리나라 확정기여형 도입 기업들이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내용이 참으로 많다. 직원의 사기가 높아야 회사일도 잘 되는 것은 만고의 진리다. 적어도 확정기여형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기업들은 이런 사례를 본보기로 삼아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한국연금학회 퇴직연금 분과장 김 성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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