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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100세를 위해
연금과 투자를 배워라!
제목 | 공중파 방송 PD에서 유튜버로 변신한 송희일 씨 ②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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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9-09-10 | 작성자 | 관리자 |
“퇴직하고 한적한 시골에 가서 살겠다는 분들이 많은데요, 현실은 절대 녹록하지 않아요. 해외는 말이 안 통해서 그렇다고 치더라도 국내 전원생활도 말만 통하지 다를 게 없어요. 저와 아내가 가장 먼저 제주도에서 살아봤는데, 첫 한 달은 다닐 곳도 많고 즐겁더라고요.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할 일도 없고 아는 사람도 없으니까 온종일 아내하고 단둘이 있으며 ‘오늘 뭐 먹지?’ 얘기하곤 동네 마트에 다녀오는 게 다예요. 시골은 개들도 얼마나 사납게 짖는지 아내는 해가 지고 나면 무서워서 집밖으로 나가지도 못하더라고요.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 개들이 새벽마다 구슬프게 울기까지 해서 시골출신인 저도 오싹했어요. 동네 토박이들도, 곁을 쉽게 내주지 않고 나름의 텃세도 있어서 사람 사귀는 것도 어렵더라고요. 푸른 바다를 보고 맑은 공기를 마시며 빈둥거리면 행복이 저절로 올 줄 알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죠.”
할 일이 없는 전원생활은 해외이민과 비슷하게 사회적인 고립을 겪게 할 뿐이었다. 처음 계획했던 6개월은커녕 2개월도 채우지 못하고 서울로 돌아왔다. 제주도를 시작으로 여러 곳에서 살아보기를 해봤지만 비슷한 실패를 맛보았다. 이쯤 되니 장소가 문제가 아니라 일이 문제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
어떤 일을 해야 할까에 대한 고민에 빠지다
“세종시에서 한달살기를 하던 중이었는데, 호수공원을 거닐며 무슨 일을 해야 하나 고민을 하고 있었어요. 문득 잘 가꾸어진 공원을 보다가 수목관련 일을 해보면 어떨까 싶었어요. 봄부터 가을까지만 일하고 겨울에는 놀아도 되겠다는 철없는 생각도 조금 있었고요.”
이런 기가 막힌 각오로 1년간 수목치료기술자, 조경기능사, 도시농업 전문가까지 총 3개의 자격증을 취득했다. 제법 전문적인 일을 할 수 있겠다는 기대도 있었지만, 결국 현재는 아무런 쓸모가 없는 장롱자격증이 되어 있다.
“지원서를 제법 많이 냈었는데 오라는 곳은 없더라고요. 뽑는 입장에서는 실무 경험이 있는지, 젊어서 힘을 쓸 수 있는지가 중요하지 어떤 자격증이 있는지는 중요한 게 아니었던 거죠. 제가 원했던 것과 달리 막노동 수준에 가까운 일들이 많기도 했고요. 면접에 가도 무례한 질문으로 마음의 상처만 받고 온 적이 많아요.”
사업에서부터 한달살기, 자격증 취득까지 퇴직 전 꿈꾸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일 투성이였다. 큰 욕심 없이 적당히 할 일을 찾아 하며 자유롭게 살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많은 우여곡절을 겪은 것이다.
“퇴직 후 계획에 대한 정보 중 과대포장 된 것들이 너무도 많아요. 아무 일도 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한 직후에 잠깐 유혹에 흔들린 적이 있어요. 교수직을 제안 받았는데, 대학 교수에 대한 환상이 있잖아요. 딸들이 결혼할 때 폼도 좀 날 것 같았고요. 순간의 흔들림을 못 참고 덜컥 교수직을 수락했어요. 그런데 교수가 가르치기만 하면 되는 고상한 일은 아니더라고요. 잡다한 행정업무부터 학생들의 성적관리까지 수업 말고도 처리할 일이 가득했어요. 이전의 경험들과 마찬가지로 주변에서 들었던 좋은 말만 믿고 나섰다가 실패를 겪었죠.”
결국 원점으로 되돌아온 송희일 씨는 주변에서 좋다고 말하는 일 대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면서 하고 싶은 일을 찾기 시작했다. 굳이 돈이 되거나 명예가 있지 않아도 의미 있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일 말이다.
“퇴직 전에는 제가 다시 촬영과 관련된 일을 할 줄은 몰랐어요. 저는 집에 TV도 없고 여행을 갈 때도 카메라를 들고 다니지 않거든요. 신기하게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고 생각하니까 아무런 간섭도 없이 오롯이 내가 원하는 것을 찍는 게 정말 즐겁더라고요. 욕심을 버리니까 자유가 찾아온 것 같아요.”
…공중파 방송 PD에서 유튜버로 변신한 송희일 씨 ③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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