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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액티브시니어] 연구는 내 운명, 정필수 원장 ②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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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8-07-10 | 작성자 | 관리자 |
고된 만큼 즐겁다
그는 내가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일을 계속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고 했다. 그러나 절대 쉬운 일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다른 창업과 마찬가지로 독립연구소를 결코 쉽게 시작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연구소 초기에, 당시 저희 연구소 인력으로는 소화할 수 없는 의뢰가 있었어요. 해양수산부에서 의뢰한 항만물류에 관한 연구였는데, 5개월의 시한을 맞추기가 힘들었죠. 연구소가 제대로 자리를 잡으려면 이걸 어떻게든 해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영국의 세계적인 연구기관인 OSC(Ocean Shipping Consulting Co.)를 직접 방문해 끈질기게 설득해서 공동연구 보고서를 완성했어요. 연구소를 차려두고 가만히 기다리고만 있으면 기회는 절대 오지 않아요. 2008년에는 해양수산부가 국토해양부로 통합되며 용역이 뚝 끊기기도 했어요. 그때 길게 보지 않았다면 연구소를 포기했을지도 몰라요. 전국을 돌아다니며 연구 기회를 찾아 다녔어요. 1년정도 지나서야 국해양부에서도 다시 용역을 발주하더라고요. 세상이 정말 빨리 변하잖아요. 상품이 아닌 새로운 지식을 생산해야 하는 연구 분야는 그 변화에 뒤쳐지지 않는 것이 중요해요. 현역 때의 익숙함이나 편안함을 내려놓고 처음부터 끝까지 발로 뛰어야죠.”
정필수 원장은 과거에 비해 독립연구소나 1인 연구소를 만들기에 좋은 환경이 되었다고 덧붙였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거리적, 물리적 한계 없이 연구를 수행할 수 있게 되었고, 독립연구소 간의 협업이 수월해 졌다. 정 원장은 창업보육센터에서 연구소를 처음 시작했는데, 최근 우리나라에는 이러한 1인 창업 지원제도가 잘 마련되어 있다. 향후 더 많은 독립연구소의 출현이 기대되는 배경이다.
“얼마 전 퇴직을 5년 정도 앞둔 후배를 만났는데, 저에게 조언을 구하더군요. 어떤 일이 되었건 무조건 지금부터 준비하라고 얘기했어요. 퇴직 후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에 앞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 일하는 데에 익숙해지는 거에요. 연구 자료를 직접 챙기고, 글도 쓰는 거죠. 현역 시절의 초심을 되찾는다고 해야 할까요? 그런 마음가짐을 단단히 갖추면 못할 일이 없죠.”
내 나이가 어때서
현역 때보다 부지런히 일하기 위해서는 체력관리가 필수다. 정필수 원장은 주말마다 가까운 산을 오르며 건강도 챙기고 스트레스도 풀고 있다. 지난 5월에는 36시간에 걸친 지리산 종주를 다녀왔다. 벌써 20번째 종주라고 한다.
“감사하게도 좋은 체력을 타고 나서 아직까지 건강 문제로 어려움을 겪어 본 적이 없어요. 간혹 몇 살까지 일하고 싶은지 묻는 분들이 있는데, 저는 나이는 전혀 상관없다고 생각하거든요. 그저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읽고 쓰고 생각할 수 있는 힘이 남아 있는 한, 일하고 싶지요.”
나이를 염두에 두지 않고 살겠다는 그의 각오가 무색하게도 나이로 인해 뜻하지 않은 어려움을 겪을 때도 있다. 정 원장을 대하는 사람들이 그의 나이를 어렵게 여기기 때문이다. 연구 전문성과 철저한 서비스 정신에도 불구하고 점점 벌어지는 나이 차이를 극복하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현재 저희 연구소에는 박사급 연구원 6명이 1년에 약 6건 정도의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데요, 주요 발주처는 정부기관이에요. 작은 연구소다 보니 직접 담당자를 만날 일이 많은데 저보다 한참 어린 분들이 대부분이죠. 이미 실무담당 과장급만 해도 40대가 수두룩하고, 제가 퇴직할 당시 있었던 분들은 거의 퇴직을 했으니까요. 지금은 거의 15년 이상 차이 나는 후배들만 몇몇 남아있어요. 갈수록 일할 상대방은 젊어지고 저는 자꾸 나이가 들어가고 있는 거에요. 처음엔 일만 잘하면 되지 나이가 무슨 대수냐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오히려 그분들이 저를 불편해하는 게 느껴져요. 아무래도 제가 이 분야 원로쯤 되다 보니 어려운가 봐요. 계속 저를 너무 어려워하니까 저도 조심스러워져요. 업무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도 직접 만나는 것보다 편하게 여길까 싶어 전화로 하게 되고요. 그래도 일이라는 게 아직은 얼굴을 마주보고 진행해야 하는 부분이 많잖아요. 젊은 분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게 제가 더 노력해야죠. 나이로 절대 무게를 잡으려는 것이 아니니까 제 나이를 너무 어려워하지 않길 바랄 뿐이에요.”
정 원장은 새로운 인생을 개척하려면 그런 고비를 반드시 넘겨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런 때일수록 적극성이 필요하다. 정 원장은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일한다면 젊은 사람들보다 훨씬 다양한 아이디어를 낼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런 점에서는 미국에서 18개월 동안 비즈니스를 한 경험이 큰 도움이 되었다. 힘든 시기였지만 그 시절에 비즈니스도 배우고 젊은 사람들과 어울리는 법도 배웠기 때문이다. 절박한 상황을 겪으며 스스로 힘을 키울 수 있었다.
“제 주변에는 이미 은퇴한 사람도 많고, 은퇴를 앞둔 후배들도 많아요. 저와 주변의 사례를 살펴보면 한 살이라도 열정이 살아있을 때 도전을 해봐야 하는 것 같아요. 생활의 지혜는 저절로 쌓이는 게 아니라 한 번씩 부딪히고 깨지면서 얻어지잖아요. 은퇴를 앞둔 사람들은 깨지더라도 한 살이라도 어릴 때 깨지고, 거기서 얻은 지혜와 새로운 열정으로 제 2의 인생을 개척해 나가야죠.”
…[액티브시니어] 연구는 내 운명, 정필수 원장 ③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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