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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액티브시니어] 손주돌보기에 푹 빠진 곽규담 선생님 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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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8-04-02 | 작성자 | 관리자 |
어린 아이를 돌보는 것은 엄마나 할머니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흔히 어린이집의 보육 교사라 하면 여성 선생님을 떠올리기 마련이지 않은가. 그런데 이러한 편견을 단번에 깨준 분이 있다. 바로 14년째 세 손주를 돌봐온 곽규담 선생님이다.
세 손주를 돌보게 된 할아버지
곽규담 선생님은 2004년 태어난 남녀 쌍둥이 손주들과 2016년 태어난 손녀까지 총 3명의 손주들을 아내와 함께 14년 간 돌봐왔다. 큰 손주들이 중학생이 될 정도로 긴 시간이었다. 특별한 계기가 있어 손주를 돌보게 된 것은 아니었다.
“손주가 태어나며 자연스럽게 양육을 맡게 되었어요. 아들이 대학원 시절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았는데 자립해서 살기 힘든 상황이었죠. 쌍둥이인지라 도움이 더 필요하기도 했고요. 3세대가 한 집에 같이 살며 손주를 돌보게 되었어요. 2~3년 지난 후 아들 부부가 분가를 하게 되었고, 그때부터 지금까지는 저희 부부가 아들 부부 집으로 출퇴근 하고 있어요.
쌍둥이 손주들이 크면서 손이 가는 부분은 많이 줄었어요. 하교 후에 간식을 챙겨주고, 학원을 보내고, 간단한 숙제를 확인해주면 되죠. 지금은 주로 막 16개월 된 막내 손녀를 아내와 번갈아 가며 돌보고 있어요. 월, 수, 금요일은 아내가, 화, 목은 제가 담당이죠.”
어린 손녀를 전적으로 할아버지 혼자 돌보는 것도 대단한 일이다. 더구나 힘든 아내를 돕기 위해 다른 요일에도 보조 역할을 해주고 있다 하니 새삼 존경스러운 마음이 들 수 밖에 없었다. 인터뷰 당일이 월요일이었는데, 이를 마치자마자 서둘러 가봐야겠다는 곽규담 선생님의 말 한마디에 아내와 손주들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겨 있었다.
“아이 돌보는 게 보통 일이 아니에요. 아들 키울 때만 해도 저는 육아에 나서지 않았어요. 그때만 해도 아내가 전업주부이기도 했고, 혼자 육아를 다 맡아 주었죠. 그런데 쌍둥이 손주인데다가 자녀부부가 맞벌이이다 보니 제가 안 도울 수가 없더라고요. 초기 반년 동안은 처제까지 동원될 정도였으니까요. 첫 손주를 돌볼 때만 해도 저희 부부가 50대였는데, 지금은 70대가 되었으니 체력도 많이 떨어졌어요. 16개월 된 손녀가 지금 13kg가 되어 바닥에서 데리고 놀다가 안고 일어나는 게 쉽지 않아요. 저희 나이가 되면 혼자 일어날 때도 손을 짚고 일어나야 하는데 아이를 안고 일어나긴 더 힘들죠. 하루에도 7~8번은 이상 안고 일어나다 보면 저도 허리가 아파요. 그러니 아내는 오죽하겠나요? 손주를 돌보는 게 항상 고된 일은 아니에요. 그렇지만 남자보다 여자가 더 힘들겠죠. 남자들이 육아를 도와야 하는 이유이기도 해요.”
곽규담 선생님에게 손주를 돌보는 것도 힘든데 한 시간 가량 걸리는 거리를 매일 오가는 것이 힘들지 않냐고 물었다. 선생님은 웃으며 한 사례를 말해주었다.
“저희 부부가 손주를 돌보기 전의 일인데, 아는 사람을 전철에서 만났어요. 어딜 가느냐고 묻자 손주를 돌보러 안양까지 간다 길래 한 집에 같이 살면 먼 길을 다니지 않아도 되니 편하지 않겠냐고 말했어요. 그러자 그분이 ‘몰라서 그렇지 왔다 갔다 하는 게 훨씬 편한 겁니다’하더라고요. 이제는 그 말이 아주 이해가 됩니다. 어린 아이를 돌볼 때 가장 힘든 점은 한시도 눈을 떼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에요. 순간의 실수가 평생을 좌우하죠. 아무거나 입에 넣고, 만지고 보니까요. 한 집에 살면 아기가 잠 들 때가 그나마 한 숨 돌릴 수 있는 순간이더라고요. 그러니 출퇴근을 하면 그만큼의 자유가 주어지겠죠.”
나를 쏙 빼 닮은 손주들이 주는 노년의 행복
뒤늦은 나이에 하고 있는 육아에 고됨만 있는 것은 아니다. 조부모를 낯설어 하는 아이들도 많은데 거의 매일 보다시피 하고 있으니 손주들과의 관계도 특별해졌다. 막내 손녀는 할아버지가 안아주면 별 투정 없이 금방 잠이 든다. 할아버지에겐 보채봐야 소용이 없다는 건지 편해서 인지 매번 가족들도 신기해 한다. 율동과 노래를 부르며 재롱을 부리기도 하고 먼저 덥석 안겨오는 손주들을 볼 때마다 노년의 행복이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손주들이 처음 태어났을 때 누구를 닮았냐를 두고 다들 관심이 많았어요. 가까이서 보면 잘 모르겠단 말이죠. 며느리도 친정어머니에게 도통 누구를 닮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대요. 저도 선뜻 누구를 닮았나 떠오르지 않았어요. 그런데 어느 날 엘리베이터에 손주들을 데리고 탔는데 어르신 한 분이 ‘거참, 이 녀석들 할아버지를 쏙 빼 닮았네’라고 하는 거에요. 순간 어찌나 기쁘던지요. 육아의 고단함이 그냥 사라지더라고요. 식구들이 아닌 외부 사람의 시선에서 볼 때 느껴지는 가족간의 친밀함이나 소속감이 있나 봐요.”
…[액티브시니어] 손주돌보기에 푹 빠진 곽규담 선생님 ②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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