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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내 손주 돌보기를 고민해봐야 하는 까닭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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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18-03-22 | 작성자 | 관리자 |
결혼 연령이 늦어지고 출산율이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는 요즘 손주의 탄생은 크나큰 기쁨입니다. 하지만 맞벌이 부부의 자녀 양육 문제가 조부모에게 넘어온다면 그 기쁨은 부담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조부모는 부모를 대신할 수 있는 가장 바람직한 양육자로 여겨집니다. 자녀의 나이가 어릴수록 시설보육보다 혈연 관계의 조부모가 더 신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육아정책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맞벌이 가구의 약 60{853382fb9fed1234c07a338676456f691b244c6a4821bb844c1776e514e2eaae} 이상이 조부모와 친인척에게 양육지원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들 중 70{853382fb9fed1234c07a338676456f691b244c6a4821bb844c1776e514e2eaae}는 매우 도움이 된다, 약 26{853382fb9fed1234c07a338676456f691b244c6a4821bb844c1776e514e2eaae}는 대체로 도움이 된다고 답했습니다. 조부모의 손주 양육이 맞벌이 부부의 부담을 크게 덜어주고 있는 것입니다.
영아 양육은 젊은 사람에게도 고된 노동입니다. 신생아의 평균 몸무게는 약 3kg으로 생후 18개월 즈음에는 10kg이상까지 자랍니다. 평균 연령 60.54세의 조부모들은 약 10kg의 아이를 수시로 안고, 눕히고, 재워야 합니다. 손주 돌봄 외에도 성인자녀 부부의 식사를 챙겨주는 등 가사노동이 추가되기도 합니다. 호르몬의 변화와 신체기능의 저하로 쉽게 피로감을 느끼는 노년층에게는 상당한 신체적 무리일 수 밖에 없습니다. 손목터널증후군, 퇴행성관절염, 허리디스크 등 각종 질병이 손주 양육의 훈장으로 주어집니다.
우울증도 문제입니다. 하루 종일 집에서 어린 손주 뒤를 쫓아다니다 보면 나만의 시간은 가질 수 없습니다. 봉사활동이나 친구를 만다는 등의 사회생활 참여도 어렵고 여유로운 휴가는 꿈도 못 꿉니다. 몸이 아파도 손주를 돌봐야 하니 병을 방치하는 노인도 있습니다. 최근 일본에서는 ‘손주 블루’라는 신종 우울증이 생겼는데, 이는 손주를 돌보는 노인들이 겪는 우울증을 뜻합니다.
이렇게나 힘든 책임을 조부모가 자발적으로 선택하지는 않았습니다. 안타깝게도 76{853382fb9fed1234c07a338676456f691b244c6a4821bb844c1776e514e2eaae}의 조부모가 자녀의 부탁으로 손주를 돌보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이들은 무려 일주일에 평균 42.53시간 동안 손주를 돌보고 있었습니다. 근로자의 법정 근로시간인 주당 40시간은 거뜬히 초과했습니다. 약 70{853382fb9fed1234c07a338676456f691b244c6a4821bb844c1776e514e2eaae}의 조부모가 정기적으로 일정 금액의 양육비를 받고 있다고 답했으나 그 금액은 월 평균 약 61만원에 그칩니다. 일일 8시간 주 5일 근무를 기준으로 2018년 최저시급 7,530원을 적용하면 월 1,204,800원에 달하는 노동을 제공하며, 그 절반 가량의 비용을 받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부모들이 손주 양육에 나서는 까닭은 자녀가 마음 놓고 사회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 입니다. 앞선 조사에서 절반 이상의 조부모들이 자녀의 가정이 경제적으로 빨리 안정되기 바라는 마음에 양육비를 받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황혼의 양육은 맞벌이 자녀를 위한 부모의 헌신에서 비롯될 수 있었습니다.
조부모의 희생은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닙니다. 사회적 분위기에 떠밀려 또는 자녀의 요청을 거절하지 못해 준비 없이 손주를 맡는다면 예상치 못한 갈등을 겪을 수 있습니다. 이미 손주를 돌보고 있는 조부모들은 양육 이외의 가사 노동에 대한 부담이나 손주 돌봄을 너무 당연히 여기는 자녀들에 대한 서운함을 호소합니다. 자녀 세대와 손주 양육 방식에 대한 생각 차이도 큰 갈등 요소입니다. 덜컥 양육을 시작했는데 뒤늦게 거절할 수도 없고 속으로 끙끙 앓으며 자녀에게 맞춰주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내리사랑이라는 말처럼 무조건적인 애정과 사랑이 가는 자녀와 손주라지만, 짧게는 1년 길게는 10년 이상 이어질 수 있는 희생은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때문에 손주 돌봄에는 충분한 사전 준비가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조부모 스스로의 마음가짐입니다. 체력적, 정신적 스트레스를 감당할 수 있는지 고민하여 양육 지원 여부를 미리 결정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대부분이 그러하겠지만, 생업을 위해 어린 손주를 데려와 돌봐달라는 자녀의 부탁을 거절할 자신이 없다면, 지원 기준을 명확히 세워둬야 합니다. 돌봄을 시작하기 전 자녀부부와 의논하여 양육 기간과 시간, 양육비, 양육 방식 등에 대한 규칙을 정해두는 것입니다. 합의한 내용을 문서로 보관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부모 자식 간에 계약서를 작성하는 데에 거부감이 들 수 있겠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사전에 정해두면 추후 생길 수 있는 갈등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조부모의 건강 관리와 개인 시간 확보도 포함되어야 하는 내용입니다. 조부모가 건강해야 건강한 내리사랑도 베풀 수 있습니다.
황혼의 육아, 조부모가 선택할 수 있다면 최고일 겁니다. 안쓰러운 자녀를 외면할 수 없다면, 조부모 개인의 삶이 존중 받는 데에서 돌봄이 시작 되어야 합니다.
(연금포럼 주임연구원 송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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