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포럼 뉴스 받아보기
이메일을 입력하신 후 신청하기를 누르시면
연금포럼의 새로운 소식을 전달해드립니다.
행복한 100세를 위해
연금과 투자를 배워라!
제목 | 공유에서 관계로 진화하는 셰어하우스 ① | ||
---|---|---|---|
작성일 | 2017-11-03 | 작성자 | 관리자 |
집을 꼭 사야 하나? 공유경제의 관점에서 보면 당연히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분에 넘치는 비용을 들여 살 것이 아니라 나눠 쓰면 되니까요. 그런데 이미, 집을 나누어 쓰자는 셰어하우스(share house)는 개념 정립의 단계를 지나 새로운 방향을 추구하고 있는 중입니다. 먼 미래에서 어느덧 현실로 성큼 다가와 있으며, 공유에서 관계로 진화하고 있는 셰어하우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소유에서 사용으로, 의식 변화가 필요한 주거공간
서울은 특히 셰어하우스를 필요로 하는 도시입니다. 우리는 세계 유수의 도시 중에서도 서울의 집값은 유난히 높은 편이라는 것을 상식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6년 3분기 기준으로 서울의 연간 가처분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이 10.3배에 이릅니다. 월급에서 세금을 떼고 남은 금액을 10.3년 간 꼬박 모아야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다는 뜻이지요. 이 비율로 비교를 한다면, 서울의 집값은 베이징(14.5배), 시드니(12.2배)보다 싸지만 LA(9.3배), 런던(8.5배)보다는 비싸다고 할 수 있습니다.
평생 열심히 모아서 집 한 채를 겨우 장만하였지만 은퇴 후 ‘하우스푸어(house poor)’로 전락하는 현실도 비극입니다. 사실 우리나라 가계 자산의 대부분을 부동산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국민대차대조표를 살펴 보면, 우리 가구당 자산의 4분의 3 가량은 집, 토지 등에 몰려 있어 부동산 쏠림 현상이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가진 자금이 넉넉하여 그 중 일부를 부동산에 투자한다면 다행이지만 대부분 무리하게 빚을 내어 투자한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이미 1,400조원을 넘긴 우리나라의 엄청난 가계부채의 대부분은 주택담보대출입니다. 정부는 가계부채를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보고 노심초사하고 있지만, 국민들은 과거 부동산 불패의 학습효과와 낮은 대출 이자 때문인지 부동산 투자에 대한 환상을 쉽게 버리지 못합니다.
빚은 점차 늘어나기 마련입니다. 땀 흘려 모은 돈이 이자 갚느라 속절없이 사라집니다. 만기가 되어 원금을 상환할 때 또 다른 대출을 받기 일쑤입니다. 이렇게 집은 삶의 보금자리가 아니라 투기의 대상으로 변질되어 갑니다. 빚으로 산 집을 지키기 위해 평생 뼈 빠지게 벌어야 하며 일하는 보람도 사라집니다. 어느덧 돈은 수단이 아닌 주인이 되어 삶은 점점 피폐해지고 정년 이후 집 한 채만 덩그러니 남습니다. 아무도 처음부터 이런 인생을 꿈꾸지 않았을 겁니다.
그렇다고 도시를 벗어나 사는 것이 해법이 될 수는 없습니다. 현역 시절에는 집과 직장이 가까워야 합니다. 출∙퇴근에 서너 시간이 넘게 걸린다면 너무 비효율적입니다. 은퇴한 시니어들도 의료 및 편의 시설이 가까운 도심 거주를 선호하는 추세입니다. 집은 자산 이전에 삶의 터전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제는 집의 소유가 아니라 효율적인 사용 방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여행객에게 잠자리를 제공하는 에어비앤비(AirBnb)와 같은 일시적 숙박 공간 공유서비스가 각광 받고 있지만, 셰어하우스에는 호스트와 게스트가 협력적으로 동거하는 다양한 모델이 있습니다. 가장 단순한 형태로서는 이른바 땅콩주택을 들 수 있습니다. 두 가구가 토지를 공동으로 매입하여 그 위에 주택을 나란히 지어 놓고 사는 겁니다. 적은 비용으로 단독주택을 보유하게 되는 장점이 있으며 거주는 분리하면서 마당을 공유하는 겁니다. 프라이버시를 지키는 동시에 친밀감을 느낄 수 있는 거주 형태입니다. 맞벌이인 자녀를 대신해 손주를 돌봐 주는 조부모가 늘면서 부모와 자식 세대가 동거하는 경우도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서로 조화를 잘 이룬다면 두 세대가 어울릴 수 있는 바람직한 셰어하우스의 한 형태가 됩니다.
단순한 주거 공유를 넘어 새로운 관계 형성의 장으로
대부분 친분에 의한 우리나라의 셰어하우스 사례와 달리, 외국에서는 서로의 필요를 채워줄 수 있는 동거가 활발히 시도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비영리 단체인 뉴욕시니어재단(NYFSC)은 1981년 이래로 시니어들을 대상으로 한 공유주택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 단체의 성공적인 셰어하우스 사례를 소개하겠습니다.
은퇴한 76세의 독신 여성인 Y씨는 지난 30년간 맨해튼의 방 두 개짜리 아파트에서 거주해 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세입자가 새로운 직장 때문에 방을 빼면서 곤란을 겪게 됩니다. 소득만으로는 아파트를 유지하기가 역부족이기 때문입니다. 이 사실을 듣고 시니어센터의 사회복지사는 Y씨에게 공유주택 프로그램을 권유하게 됩니다. 한편, 64세의 사무직 여성 근로자인 C씨는 인디애나에서 맨해튼으로 이사한 후 딸과 함께 친구 집을 전전하며 살고 있었습니다. C씨는 사회복지사의 권유로 뉴욕시니어재단의 공유주택 프로그램을 신청하게 됩니다. 뉴욕시니어재단은 그 동안 쌓인 노하우와 각종 기법을 활용하여 Y씨와 C씨의 필요, 성향 그리고 관심사 등을 분석한 결과, 그들이 함께 산다면 서로 이익이 될 것으로 판단합니다. 곧바로 사전 만남을 주선했는데 Y씨와 C씨는 첫눈에 서로에게 호감을 느꼈고 금방 공통 관심사에서 시작해 마음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로 발전하게 됩니다. C씨는 아파트를 둘러보고 매우 마음에 들어 했으며 월세로 800달러를 내기로 합의한 후 Y씨의 집으로 이사하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Y씨는 월세를 받아 마음이 편해졌으며 정든 집을 떠나야 할 이유가 사라졌습니다. C씨는 적은 부담으로 마음에 드는 보금자리를 얻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클래식 음악감상, 문화 생활, 독서, 바느질 등 서로의 비슷한 취미를 함께 즐기며 외로움을 덜 수 있었습니다.
이제 셰어하우스는 단순히 공간을 함께 쓰는 것을 떠나 서로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는 관계 맺기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뉴욕시니어재단은 발달장애를 가졌지만 독립적 생활이 가능한 게스트와 호스트 간의 주택공유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있습니다. 좋은 의도의 사업이라고 예산을 거저 얻는 것은 아닙니다. 매년 해당 프로그램이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절감에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를 정량적으로 입증하는 엄중한 절차를 통과해야 합니다.
공유에서 관계로 진화하는 셰어하우스 ② 에서 이어집니다.
Retouch by ITSSUE, 워드프레스 전문가그룹 http://it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