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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액티브시니어] 주간보호센터 권재구 선생 ②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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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7-09-19 | 작성자 | 관리자 |
나를 필요로 하고, 내가 행복한 직장
주간보호센터에 대한 권재구 선생님의 애착은 남다르다. 100여 번이 넘는 도전 끝에 얻은 직장일뿐더러 그를 필요로 하는 분들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40년 가까이 공직생활을 한 입장에서 한참 어린 후배에게 새로운 일을 배운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30-40대가 대다수인 동료들과의 관계도 어색했다. 서로가 조심스럽고 어려울 수 밖에 없었다.
“많은 사람들을 관리하는 자리에 있다가 새로 일을 배우는 입장이 되니까 모든 것이 낯설더라고요. 다행히 센터 소장님이 저의 현역시절의 경험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어요. 외부 발표 자료를 만들 때 문서 작성과 피피티 제작 기술을 젊은 동료들에게 가르쳐 주기도 했지요. 저의 노하우를 전수해주며 새로운 일을 배우다 보니 보다 빨리 적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내 직장이라는 강한 소속감도 가지게 되었고요.”
센터에 계신 20여명의 어르신들도 그에게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권재구 선생님은 고향에 아흔이 가까워 오는 어머니가 있다. 친구들과 즐겁게 사는 것이 좋다는 어머니의 의지에 따라 직접 모시지 못하는 대신 진심을 다해 센터의 어르신들을 모시고 있다.
“고향에 계신 어머니가 생각나 어르신들께 소홀히 대할 수가 없어요. 어르신들도 저를 특별하게 여겨주시고요. 아마 직원들 중 제가 어르신들과 제일 가까운 나이라 속마음을 더 이해해준다고 생각하시는 걸지도 모르겠어요. 매일 제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반겨주는 어르신들을 볼 때 마다 직장생활을 할 때 느껴보지 못한 벅찬 감정을 느껴요. 노래를 잘 하지도 못하는 제가 어르신들을 위해 주말마다 노래 연습을 한다니까요? 제게 노래를 시켜야 한다고 아픈 몸을 이끌고 매일같이 센터에 오시는 어르신들이 계시기 때문이에요. 이렇게 저를 필요로 하는 분들이 많으니 제 존재감을 찾게 되고 하루하루가 감사해졌어요.”
권재구 선생님의 이야기는 주간보호센터 운영자 회의에서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고 한다. 최근 주간보호시설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면서 마음에 들지 않는 점이 있으면 쉽게 시설을 옮기는 어르신들이 많아졌다. 이럴 때 권재구 선생님처럼 어르신들이 먼저 찾는 직원이야 말로 놓칠 수 없는 인재인 것이다. 어느 누가 권재구 선생님에게 나이를 문제 삼아 퇴직을 거론할 수 있을까.
아내가 달라졌다
일을 하게 되면서 아내와의 관계도 달라졌다. 그는 더 이상 귀찮은 존재가 아닌 존경 받는 남편이 되었다. 덕분에 무서웠던 아내도 싫은 소리 한번 없이 열심히 내조하는 천사로 바뀌었다.
“직장을 다닐 때보다 부부관계가 훨씬 좋아졌어요. 사실 제가 재취업을 해서 벌어오는 돈이 많지는 않거든요. 재직 당시의 월급에 한참을 못 미치는 금액이죠. 그런데 그 영향력은 대단해요. 일을 시작하며 의료보험료는 직장에서 내주고 게다가 매월 월급까지 가져다 주니 아내가 정말 고마워해요. 저도 퇴직 후 집에 있는 동안 아내의 고마움을 많이 깨달았고요. 제가 다시 집 밖으로 나갈 수 있었던 계기를 만들어준 게 아내이니까요. 그래서 누구보다 아내에게 더 잘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한 결과, 권재구 선생님은 완전히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매일이 보람 차고 즐겁다. 그럼에도 그는 여기에 멈추지 않고 또 다른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오후의 쉬는 시간을 활용할 일을 찾고 있는 것이다. 권재구 선생님은 퇴직을 앞둔 분들에게 그와 같은 끈기를 가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저는 현역 시절에는 재취업을 생각해본 적이 없었어요. 하지만 이제는 후반인생에서 일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생각해요. 저는 제가 지금 일하고 있는 곳이 가슴 벅차도록 좋아요. 규칙적인 생활을 하다 보니 건강검진 결과도 눈에 띄게 좋아졌고요. 일을 하며 젊어지고 있는 거죠. 이렇게 되기까지 마음 고생이 참 많았어요. 퇴직 준비를 미리 해두지 못했고 재직 당시 제 능력만 믿고 재취업이 쉽게 될 줄 알았으니까요. 그래서 퇴직을 앞둔 분들에게 나이가 들어도 취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자격증을 준비하라고 권하고 싶어요. 앞으로 고령인구 증가와 관련해 새로운 직업들이 계속 생겨날 거에요. 최근 제가 관심 있게 살펴보고 있는 ‘시니어 차량 안전 지도사’같은 일자리처럼요. 물론 재취업이 쉽지는 않지만 저처럼 주변을 세심히 찾아보고 노력하면 분명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믿어요.”
재취업 이후 권재구 선생님은 단 하루도 편한 복장으로 출근하지 않았다. 회사의 이름을 달고 일하는 사람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예의를 갖추고 싶기 때문이다. 재직시절의 부담감과는 다른 애정이자 책임의식일 것이다. 나를 원하는 직장에서 내가 즐거운 일을 할 수 있다는 것만큼 행복한 일이 있을까. 다시 아내의 사랑을 받게 되고 스스로를 사랑하게 되었다는 권재구 선생님. 그는 딱 지금처럼만 후반인생을 살고 싶다. 어르신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며 여든 살 고개를 넘을 때까지 말이다. 복음재단 가나안 주간보호센터 인기만점 ‘권 선생’은 오늘도 행복한 인생의 황금기를 보내고 있다.
(연금포럼 연구원 송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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