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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액티브시니어] 도슨트 유장근 선생 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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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7-04-08 | 작성자 | 관리자 |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만난 유장근 선생님
얼마 정도의 돈을 모았다고 노후 준비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길게는 40년에 가까운 노후의 긴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도 중요하다. 오죽하면 퇴직 후 집에서 밥 세끼를 다 먹는 남편은 ‘삼식이’라며 구박 받는다는 말이 있겠는가. 그만큼 치열한 일터에서 벗어나 온전히 자기 자신에게 주어진 24시간을 제대로 보내기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30년 간 다니던 대기업에서 퇴직한 유장근 선생님도 같은 고민을 했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아내와 800km가 넘는 순례길을 걸었다. 그리고 그는 지금 일주일을 누구보다 바쁘게 살고 있다.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중국어 수업을 듣고 온 유장근 선생님을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퇴직 후 발견한 새로운 재능
유장근 선생님도 다른 중년의 가장들과 비슷한 길을 걸어왔다. 1980년 한 대기업에 일반사원으로 입사해 일에만 몰두했다. 열심히 일한 결과 부사장 직위에까지 올랐고 지난 2010년 1월 퇴직을 했다. 남 부러울 것 같은 인생이었지만 퇴직 후 찾아온 공허함이 그를 힘들게 했다.
아내와 함께 800km 여정의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다
“퇴직 후 백수로 지내다가 불현듯 이렇게 지내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변화의 필요를 느껴 마침 아내가 제안했던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아내와 함께 배낭을 짊어지고 꼬박 33일간 800km를 넘게 걸었어요. 매일 이름 모를 산과 마을을 걷고 진흙탕을 건넜죠. 세계 각국에서 온 여행객들도 만났고요. 그 시간을 통해 느낀 것은 ‘퇴직경험이 나쁜 것만은 아니구나’하는 점이었어요. 준비된 퇴직은 아니었지만 과거를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갖고 미련을 버린 후에야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죠. 여행을 통해 아내와 이웃에 대한 사랑도 찾을 수 있었고요.”
“여행에서 돌아와 당시 썼던 일기를 살펴보는데 정말 많은 깨달음이 담겨 있더군요. 그 감동을 다른 사람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글을 모아 출판사 편집부를 직접 찾아갔죠. 쉽지 않을 일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수 차례의 시도 끝에 출간 제의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때가 아마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었던 것 같아요. 직장을 다닐 때는 하지 못했던 생각과 일들을 온전히 내 글로 담아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에요. ‘내가 글 쓰는 재주가 있나?’하는 생각도 들며 나도 몰랐던 재능을 발견한 느낌이었죠. 출판을 계기로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되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보자’라는 다짐을 하게 되었고요. ‘마음대로 하자’는 의미보다는 사회에 기여하며 가치 있게 살겠다는 인생의 큰 방향을 정한 것이죠.”
잘 죽는 것은 잘 사는 것
그는 이후 다양한 일에 도전했다. 제일 먼저 시작한 일은 ‘호스피스 봉사’이었다. 10여 년 간 병원에서 봉사를 해 온 아내를 따라 시작한 일이었다. 처음에는 영어로 외국인 환자의 통역을 돕는 일을 했다. 그러던 중 필수 교육으로 ‘호스피스’와 관련 된 수업을 듣게 되었다. 당시 호스피스 정년이 60세라는 말에 서둘러 신청을 했고 이후 남성봉사자의 정년이 65세로 연장되어 지금까지 5년 넘게 그 봉사를 이어오고 있다.
5년 넘게 호스피스 봉사를 이어오고 있는 유장근 선생님 (출처: TV조선 광화문의 아침 433회)
“호스피스 봉사를 하며 나의 죽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수많은 죽음을 곁에서 지켜보며 ‘나도 언젠가 죽는구나’라는 사실을 절실히 느꼈죠. 모든 죽음이 힘들겠지만 기쁘게 받아들이는 죽음도 있었고, 두려운 죽음도 존재했어요. 나이와 무관하게 말이죠. 그래서 ‘나는 어떻게 죽음을 맞이해야 할까’를 고민하기 시작했고, 제가 내린 결론은 ‘잘 죽는 것은 잘 사는 것’이라는 거에요. 죽음을 별난 것이 아니라 지극히 인생의 일상적인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게 된 것이죠. 잘 죽기 위해 잘 살고, 그러기 위해 남을 위해 살겠다는 결심이 들었어요.”
유장근 선생님은 아무리 바빠도 일요일은 호스피스 봉사활동을 위해 반드시 비워둔다고 한다. 그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란다.
액티브시니어: 유장근 선생님 ②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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