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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액티브시니어] 퇴직연금전문가 하타 조우지 이사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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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7-03-14 | 작성자 | 관리자 |
후반인생을 의미 있게 살고 있는 액티브시니어들의 이야기
하타 조우지 이사장 (DC형연금종합연구소)
연금포럼 발족 세미나에서 발표 중인 하타 조우지 이사장
2014년 12월 16일 여의도 63빌딩에서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발족을 기념하는 세미나가 열렸다. 세미나 주제는 ‘DC형 연금시장의 확대와 연금∙투자 교육’. 세미나 발표자 3인 중 한 사람은 일본 NPO법인 DC형연금 종합연구소의 이사장 및 푸르덴트 퇴직연금연구소 이사장을 맡고 있는 하타 조우지 씨(71세)였다.
하타 이사장은 국내에 퇴직연금제도가 도입된 해인 2005년에 한국 퇴직연금 시장과 첫 연을 맺었다. 퇴직연금제도 도입을 앞두고 일본 퇴직연금 시장 시찰을 떠난 국내의 언론인, 금융기관 및 기업의 퇴직연금 담당자 등을 만나면서였다. 당시 하타 이사장은 이들을 대상으로 일본 퇴직연금시장의 현황에 대한 강의를 진행했다. 이론과 실무 지식을 바탕으로 설득력 있는 강의를 하여, 이후 국내기업과 언론기관, 금융투자협회 등에서 주최하는 각종 세미나에 단골 강사로 초청되곤 했다. 하타 이사장과 2017년 3월 2일 전화인터뷰를 했다.
하타 이사장은 현재 NPO법인 DC형연금종합연구소와 푸르덴트 퇴직연금연구소 두 단체의 이사장을 맡으며 71세의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데, 그는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이 나이에 저를 필요로 하는 일이 있음을 감사하게 생각하며 연구소에 도움 되는 일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DC형연금종합연구소에서는 DC형 연금시장의 확대와 발전을 위한 연구조사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퇴직연금시장 참가자들이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제안서를 만들어 기업, 연금사업자(은행, 증권, 보험), 정책당국, 금융 관련 협회 등에 제공하고 있습니다. 푸르덴트 퇴직연구소에서는 은행, 증권, 보험회사 등 연금사업자와 기업의 연금투자교육 수요와 연금과 관련한 개인 투자자의 상담 수요를 발굴하고, 그에 맞게 실력 있는 교육전문가(Financial Planner)를 파견하여 효율적인 교육이 진행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국내에도 연금 제도와 관련된 많은 연구단체가 설립되어 있다. 그러나 하타 이사장이 일하고 있는 DC형연금종합연구소는 우리나라에는 친숙하지 않은 NPO법인 형태로 운영된다. NPO(Non-profit organization)는 비영리법인이라는 뜻으로 이익을 추구하지 않는 사회공헌단체라고 이해하면 된다. 비슷한 성격의 사단법인이나 재단법인 설립에는 법률상 제약이 많다. 반면에, 1998년에 제정된 ‘비영리 활동촉진법’에 의거해서 NPO법인을 설립하면, 같은 일을 하면서도, 설립과 운영에 관련된 제약이 많지 않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투자교육 활동을 하는 단체 중 NPO법인이 많다. 일본의 경우에는, 아직은 그 수가 많지 않지만 금융업계 은퇴자들을 중심으로 NPO설립이 늘고 있다고 한다.
하타 조우지 이사장은 일본 최고의 퇴직연금 전문가로 손꼽힌다
그렇다면 일본 퇴직연금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손꼽히게 되기까지 하타 이사장은 어떤 노력을 해온 것일까?
“일본에도 연금 전문가는 많습니다. 크게 세 분야로 나눌 수 있는데, 금융기관 종사자, 학자, 연금 계리사입니다. 이 세 분야의 전문가들은 퇴직연금을 기업 밖에서 바라 봅니다. 기업 내부에서, 그리고 기업과 근로자 입장에서 퇴직연금을 연구하는 전문가는 안타깝게도 거의 없습니다. 특히 DC형 연금 분야에서는 전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은행 출신이며 일반 기업의 DC형 연금 도입에 대한 실무 경험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또 다른 의미에서 전문가라는 소리를 듣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실제 하타 이사장은 후지은행에서 오랜 기간 근무했으며, 그 후에 자동차 부품업체인 ㈜산덴의 연금 담당 부장으로 영입되면서 퇴직연금 업무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
“후지은행에서 30년 간 근무한 후 1998년에 ㈜산덴의 기획부장으로 이직했습니다. 기획부장으로 일하면서 산덴의 비즈니스 구조를 살펴보니 매출액의 2/3를 해외에서 얻고 있고, 순이익 면에서도 국내는 적자에 가깝고, 100{853382fb9fed1234c07a338676456f691b244c6a4821bb844c1776e514e2eaae} 가까이를 해외에서 얻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산덴과 장기 계약을 맺고 있는 해외 고객을 안심시켜야 할 필요를 느꼈습니다.
해외 고객이 산덴의 재무제표를 보고 안심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당시 산덴이 채용하고 있던 DB형(회사책임형) 연금 제도는 주가 하락 등으로 연금 부채가 늘어나면 재무제표에 그대로 반영된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국제 추세에 맞춰 기업연금 제도를 DC형(가입자책임형)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경영층에 건의했습니다. 그랬더니 그 일을 직접 맡아서 해보라는 지시가 내려왔고, 인사부장으로 발령받아 DB형을 DC형으로 바꾸는 작업을 수행했습니다. 그때의 연금제도 전환 방식을 ‘산덴방식’이라고 불렀는데, 이것이 모범사례로 일본의 각종 언론에 소개되면서 저도 덩달아 이 분야의 전문가라는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2007년 산덴에서 퇴직하면서 정년 후에도 보람있게 할 수 있는 무엇일까를 생각하던 중 DC형 연금교육협회에서 같이 일해보자는 요청이 들어와 수 년간 협회에서 일을 했습니다. 이후 지금의 연구소로 옮겨 현재의 일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연구소 일 외에도 일본 퇴직연금연합회 DC위원회 위원과 일본 증권업협회 ‘증권시장의 제 문제에 대한 검토회’ 위원 등의 일을 하면서 일본의 퇴직연금 제도 전반에 대한 고민을 계속해 가고 있습니다.”
금융기관 종사자, 학자, 연금 계리사 등 이전부터 퇴직연금 업무를 해오던 사람들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하타 이사장이 최고의 전문가로 평가 받게 된 것은 처음부터 연금 관련 분야에서 일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현재까지는 기업의 퇴직연금 담당자들도 가입자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봅니다. 제가 좀 유명해졌다고 한다면, 역설적인 이야기지만, 본래 연금이나 인사 업무 분야의 프로가 아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따라서 백지 상태에서 인사나 연금 제도를 접하게 되었고, 제도의 최적화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고민해야 했습니다. 원래부터 기업에서 인사나 연금 업무를 담당해왔던 사람들은 과거의 경험과 지금까지의 조건에 얽매여 자유로운 발상을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타 이사장의 경험은 반드시 한 분야를 계속 하는 것이 ‘평생현역’이 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아님을 보여준다. 그의 입사 동기들은 이미 모두 정년퇴직을 했고, 하타 이사장처럼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친구들은 많지가 않다.
“후지 은행의 입사 동기생이 130명이었는데 대부분이 퇴직했고, 비상근 사외이사나 사외감사역으로 일하는 동기생 서너명 외에는 저처럼 상근으로 일하는 동기생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은행원으로 퇴직한 뒤에 상근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는다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저도 어찌 보면 산덴으로 이직을 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일을 할 수 있는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남이 하지 않는 분야에서 열심히 일하다 보니 이런 기회가 주어졌다고 할 수 있지요.”
국내에도 기업, 연금 사업자, 연금 연구기관에서 일하는 사람 중에 하타 이사장처럼 퇴직 후에도 왕성하게 일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렇다면 하타 이사장이 생각하는 한국의 시니어 연금 전문가는 어떤 모습일까?
“한국에서도 저와 같은 사람이 많이 생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퇴직연금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는 반면, 아직까지 퇴직연금 전문가라고 할 만한 사람은 많지 않기 때문이지요. 다만, 퇴직연금 관련 업무뿐 아니라 어떤 분야에서든지 퇴직 후에도 계속 일을 하기 위해서는 젊은 세대가 할 수 없는 일이거나, 할 수 있다고 해도 하고 싶어 하지 않는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사회에서 퇴직연금과 관련하여 그런 일이 무엇인지, 그런 일을 하려면 현역 시절부터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를 끊임없이 고민해봐야 하겠지요.”
일본 NPO법인 DC형연금종합연구소 이사장 겸 푸르덴트 퇴직연금연구소 이사장이자, 일본 기업연금연합회 DC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후지은행에서 30년간 근무한 후 자동차 부품업체인 ㈜산덴의 연금 담당 부장을 역임했다. 일본에서 퇴직연금 분야 최고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연금포럼 연구원 송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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