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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100세를 위해
연금과 투자를 배워라!
제목 | 황혼의 신혼을 꿈꾸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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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6-10-31 | 작성자 | 관리자 |
젊을 때는 한시간도 모자라던 시간이, 은퇴는 왜 이리 많아질까요.
우리는 50대가 되면 보통 두 종류의 부자가 된다고 합니다. 하나는 자녀가 독립하고 생활비가 줄어서 가능해 지는 ‘돈’의 부자이고, 다른 하나는 일에서 물러나 가능해 지는 ‘시간’의 부자라고 합니다. 우리는 노후에 돈의 부자가 되기 위해서 일찍부터 많은 노력을 하곤 합니다.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노후가 행복한 노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시간의 부자가 되는 것에 대해서는 많은 준비를 하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자연스럽게 주어지는 시간의 풍요에 대해 미리 고민해보지 않는다면 아무리 돈이 많아도 행복하지 않은 노후를 보내게 될지도 모릅니다.
노후의 수많은 시간, 누구와 보내고 싶으세요?
‘시간’의 부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 있을까요? 아무래도 ‘어떻게,’ ‘누구와’ 그 시간을 보낼지 이겠지요. 그렇기 때문에 은퇴 후 부쩍 옛 동창을 찾고 고향 친구들과 다시 조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중년의 친구도 소중한 관계이겠지만, 결국 남은 시간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해야 하는 것은 ‘배우자’가 아닐까 싶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을 하는 만큼 배우자와의 관계를 건강히 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자녀 ‘때문에’ 참고 살면 행복할 수 없습니다.
2015년 가족실태조사에 따르면, 약 20{853382fb9fed1234c07a338676456f691b244c6a4821bb844c1776e514e2eaae}의 기혼자들이 지난 1년간 심각하게 이혼을 고민해 본적이 있다고 합니다. 실제 자녀가 독립한 이후 뒤늦게 이혼을 하는 황혼이혼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혼위기에도 불구하고 결혼을 지속하는 이유로 약 50{853382fb9fed1234c07a338676456f691b244c6a4821bb844c1776e514e2eaae}의 사람들이 ‘자식’ 때문이라고 답했습니다. 70세 이상의 경우 약 16{853382fb9fed1234c07a338676456f691b244c6a4821bb844c1776e514e2eaae}의 응답자가 주변의 시선이 신경 쓰이기 때문이라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자식 때문에 산다’나 ‘정 때문에 산다’라는 넋두리도 있는 것이겠지요. 그러나 중년 이후 30년에 가까운 시간을 배우자에 대한 애정과 신뢰가 아닌 자녀 때문에 억지로 살아야 한다면 그 시간이 행복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다행스러운 점은 가족 내의 변화가 생기고 있다는 점입니다. 과거의 가족은 자녀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곤 했습니다. ‘자식의 성공은 나의 성공과 같다’라는 생각에 자녀 교육에 아낌없이 투자하기도 했고, 노후를 위해 자녀를 필요로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자녀에게 노후 부양을 기대하기 보다는 자녀를 정서적 가치를 가지는 존재로서 이해하는 부모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동시에 ‘배우자’에 대한 의미를 새롭게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가족실태조사 결과, 가족 내 가장 의지가 되는 사람으로 ‘배우자’를 가장 많이 선택했습니다(약 47{853382fb9fed1234c07a338676456f691b244c6a4821bb844c1776e514e2eaae}). 특히, 노후는 배우자와 단둘이 집에서 지내고 싶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습니다(66{853382fb9fed1234c07a338676456f691b244c6a4821bb844c1776e514e2eaae}). 그러나 주목할 만한 점은, 응답 결과가 성별에 따라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는 점입니다. 40세 이상의 여성의 경우, 배우자보다 자녀를 가장 의지한다는 응답이 남성에 비해 연령별 약 4~5배 가량 높았습니다. 70세 이상의 여성의 경우, 배우자보다 자녀를 의지한다는 응답이 3배 가량 높기도 했습니다(배우자 25{853382fb9fed1234c07a338676456f691b244c6a4821bb844c1776e514e2eaae}, 자녀 64{853382fb9fed1234c07a338676456f691b244c6a4821bb844c1776e514e2eaae}). 남성 평균 수명이 여성보다 짧은 것을 감안할 때, 남편을 먼저 떠나 보내고 자녀를 의지하는 경우가 많을 수 있겠지만 40대 이상의 모든 연령대에서 배우자를 의지하지 않는 여성 응답자가 많은 점은 상당한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마찬가지로 약 16{853382fb9fed1234c07a338676456f691b244c6a4821bb844c1776e514e2eaae}의 여성 응답자는 노후에 배우자 보다 홀로 지내고 싶다고 답했습니다. 반면 남성의 경우 약 74{853382fb9fed1234c07a338676456f691b244c6a4821bb844c1776e514e2eaae}의 응답자가 배우자와 단둘이 지내기를 원했습니다.
성별에 따른 차이는 가사 노동이나 양육 부담이 여성에게 더 주어지는 까닭도 있겠지만, 배우자와의 관계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약 66{853382fb9fed1234c07a338676456f691b244c6a4821bb844c1776e514e2eaae}의 부부는 하루 평균 1시간 미만도 대화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5년 전과 비교했을 때도 부부 간의 대화 시간은 감소하고 있습니다. 특히, 40대 부부의 74{853382fb9fed1234c07a338676456f691b244c6a4821bb844c1776e514e2eaae}가 하루 1시간도 대화를 하지 않는다고 하니 타인보다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적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렇다 보니 약 7{853382fb9fed1234c07a338676456f691b244c6a4821bb844c1776e514e2eaae}의 여성은 배우자와의 의사소통이 불만족스럽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부부간 갈등이 생겼을 때, 약 46{853382fb9fed1234c07a338676456f691b244c6a4821bb844c1776e514e2eaae}의 부부가 그냥 참고 넘어간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연령대가 올라갈수록 배우자와의 갈등을 참고 넘어가는 부부가 더 많아졌습니다. 갈등의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는다면 이후에도 그 갈등이 지속될 수 밖에 없습니다. 평생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하는 사람과 충분하고 제대로 된 대화로 갈등조차 풀지 않으니 배우자가 의지하고 신뢰할 수 있는 대상이 되기란 쉽지 않을 것입니다.
부부가 함께 할 수 있는 것들을 고민해 보면 좋습니다.
그러므로 행복한 노후를 위해서는 배우자의 의미와 함께 하는 시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입니다. 은퇴 후 부부 사이에 가장 큰 어려움을 주는 요인이 할 일이 없어진 배우자와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모르겠다는 점이라고 합니다(약 37{853382fb9fed1234c07a338676456f691b244c6a4821bb844c1776e514e2eaae}, 2015년 은퇴부부의 가족관계 지원방안). 50{853382fb9fed1234c07a338676456f691b244c6a4821bb844c1776e514e2eaae} 이상의 여성이 은퇴 후 남편이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증가해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답했습니다. 준비되지 않은 풍요로운 시간이 노후의 스트레스로 다가오는 것입니다. 은퇴 후 시간이 길어질수록 배우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증가하기도 했습니다. 실제 중년부부를 대상으로 심층면접을 진행한 결과, 은퇴 이후 심리적인 어려움이 있으나 경직된 사고방식으로 제대로 된 표현이 어려운 경우가 많았습니다. 특히, 배우자와 함께 여가생활을 즐기고 싶어도 각자 활동하는 경우가 많고 의사소통에 불편함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즉, 은퇴 이전에 부부가 충분히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하는 시간을 준비하지 않는다면 은퇴 이후의 삶이 행복할 수 없는 것입니다. 실제 2015년 연구결과에 따르면, 원만한 부부관계가 노후를 준비하는 결정적 근거가 된다고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진정으로 행복한 노후를 꿈꾼다면 이제는 ‘시간’에 대한 대비도 필요해 보입니다. 노후에 부부가 어떤 여가 활동을 함께할 수 있을지, 또는 많은 시간을 어떻게 보낼 수 있을지, 사회적 활동이나 재능기부를 고민해봐도 좋습니다. 은퇴한 남성이 가족 내에서 어떠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 경험해 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더 이상 자녀 때문에 참고 사는 것이 아니라 배우자와 함께 살고 싶은 노후를 준비하는 것입니다. 그렇게만 된다면 황혼이혼이 아닌 황혼의 신혼을 꿈꿔볼 수 있지 않을까요.
(연금포럼 연구원 송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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