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장벽이 낮아짐에 따라 우리는 전세계의 다양한 상품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FTA(자유무역협정)은 무역 장벽을 낮추어 국가 간 상품의 이동을 자유롭게 하는 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국내 생산자들의 생계에 위협이 된다는 점에서 반대 의견이 있기도 하지만 품질 좋은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는, 합리적 소비를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은 FTA를 환영합니다. 국경 없는 자유로운 경쟁이 이제는 펀드에도 가능해질 것 같습니다.

공통된 기준에 따라 별도 심사 없이 펀드가 판매 될 수 있다.

오는 2018년 아시아 펀드패스포트 제도가 도입되기 때문입니다. 아시아 펀드패스포트 제도(ARFP: Asia Region Funds Passport)는 협정 국가 간 펀드의 자유 판매를 허용하는 제도입니다. 쉽게 이해하자면, 펀드에 신원을 보장하는 여권(패스포트)가 주어져 별도의 추가 검사 절차 없이 다른 국가에서 판매될 수 있는 것입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원국 중 협정을 맺은 국가 간에는 공통된 기준에 맞는 공모 펀드를 간단한 등록절차를 거치면 자유롭게 출시하고 판매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아시아의 단일 펀드판매시장이 형성될 수도 있습니다.

유럽연합의 공모펀드 기준인 UCITS는 현재 5단계까지의 진화했다.

이는 2010년 호주에 의해 최초 제안되었으며, 올해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4개국인 양해각서(MoC)를 체결해 2018년 시행 예정 중에 있습니다. 현재는 양해각서 참가국을 중심으로 패스포트 시행에 필요한 펀드에 대한 공통된 규범 마련을 앞두고 있습니다. ARFP의 앞선 성공 사례로는 유럽연합 공모펀드 기준인 ‘UCITS(Undertakings for Collective Investments in Transferable Securities)’가 있습니다. UCITS은 1985년 첫 실행되어 현재 유럽의 공모펀드 중 80{853382fb9fed1234c07a338676456f691b244c6a4821bb844c1776e514e2eaae}가 이 규정을 따르고 있습니다. 투자방법, 자본의 성격, 투자기관의 투명성 등에 대한 세부 내용이 규정되어 있으며 한 국가에 공모펀드로 등록이 되면 타국가에서의 추가 등록 없이 판매가 가능합니다. ARFP는 단순한 펀드의 자유 판매뿐 아니라 참가국 내 펀드 판매사의 자유로운 영업활동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해외에서 설정된 펀드를 국내에서 판매하려면 해당국 금융당국의 철저한 심사를 거쳐야 한다.

국내 투자자들이 기존에 해외펀드투자를 위해 활용하는 ‘역외펀드’제도의 경우, 판매국 금융당국의 철저한 심사가 요구되었습니다. 해당국의 규제에 따라 펀드의 판매 가능 여부가 결정되었습니다. 그러나 ARFP는 펀드를 설정하는 국가에서 ARFP의 규정 요건을 심사하고, 판매국은 투자자보호 규제 준수 여부 등만을 심사합니다. 해외펀드의 판매가 훨씬 용이해지는 것입니다.

투자자의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는 점에서 ARFP는 환영받을만 하다.

이로써 ARFP가 도입되면 국내 투자자들의 펀드 상품 선택의 폭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외국의 경쟁력 있는 펀드상품에도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펀드를 통해 간접 투자할 수 있는 자산의 범위도 넓어질 것 입니다. 다만, 아시아 지역은 유럽연합과 같이 공통된 통화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환위험 등에 노출 되기 쉽고 세제 등의 문제가 있어 제도 도입까지의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또한 상품의 폭이 넓어지고 판매 채널이 다양해지는 만큼 불완전 판매 등으로 인한 투자자 보호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는 점도 염려되는 부분입니다. 그러나 개인 투자자들이 경쟁력 있는 투자 상품을 선택할 수 있고 다양한 투자 대안이 주어진다는 점에서 2018년 펀드의 자유경쟁 시대를 기대해 볼 만 한 것 같습니다.

(연금포럼 연구원 송아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