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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인공지능 vs. 펀드매니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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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6-07-15 | 작성자 | 관리자 |
주식에 투자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생각해 보자. 투자자가 주식을 사는 직접적인 이유는 수익을 내기 위해서일 것이다. 도박꾼이 경마장에서 마권을 사는 것도 같은 목적이다. 주식 투자를 수익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만 본다면 도박과 별 차이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주식에 투자하면 꿈이 있는 기업으로 자금을 흘러 들어가 그 꿈을 현실로 만든다는 점에서 도박과 분명하게 다르다.
성공 가능성이 큰 사업에 참여하고 싶은데 실패의 위험을 혼자 지기는 부담스러울 때 그 회사의 주식을 사면 된다. 가진 지분만큼 리스크를 떠안지만 사업이 잘 되면 그 지분만큼 성공의 열매를 얻게 된다. 크게 성공한 기업 오너의 현재 모습을 모두들 부러워하면서도 그가 지난 날 겪어야 했던 엄청난 도전에 대해서는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과거를 돌이켜 보면 우리나라의 고속성장기에 국가는 저축을 장려하였고 국민의 푼돈을 모아 될 만한 기업에 자금을 몰아 주었다. 이들은 대기업으로 성장하였고 국민은 약간의 이자를 받았다. 그런데 정작 세계적으로 유례없이 훌륭하게 성장한 대기업의 주인은 투자자인 외국인이 되었다. 예금은 현재 보잘것없으나 미래의 큰 성장 잠재력을 가진 기업에 투자되기 매우 힘들다. 은행은 사업의 가능성을 보고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담보의 가치를 따져 자금을 빌려주기 때문이다. 이런 꿈이 있는 기업들이 돈을 투자 받을 수 있는 창구가 바로 자본의 공급자와 수요자를 직접 연결시켜 주는 자본시장이다. 이곳에서 기업에 투자했다는 증서로서 주식이 거래되는 것이다.
이런 시각에서 보면 인공지능이 펀드매니저의 역할을 대체할 거라는 예측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펀드매니저가 하루 종일 주가 그래프만 쳐다 보며 투자할 것이라는 생각은 오해다. 투자를 결정할 때에는 문서에 나타나지 않은 숨은 정보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을 밝혀 내려면 기업을 찾아 다니며 탐색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것이 펀드매니저의 중요한 일과가 된다. 생업이 있는 일반 투자자는 이와 같은 일을 할 시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에 간접투자인 펀드를 하는 것이 낫다고 말하는 것이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수수료가 적고 인간보다 데이터를 빠르고 객관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문제는 주어진 데이터 외에 사업의 창의성이나 기업의 열정을 측정할 수 있는 수단이 아직까지는 없다는 점이다. 감히 예측을 한다면 인공지능은 인덱스펀드와 같은 패시브펀드 분야에서는 인간을 능가할 것 같다. 그러나 저평가된 기업을 직접 뛰어다니며 발굴해야 하는 액티브펀드 운용에서는 당분간 그렇게 되기 어려워 보인다. 언젠가 이 분야에서도 바둑처럼 인공지능이 인간을 꺾는 날이 올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연금포럼 연구위원 지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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