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 큰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비과세 해외주식형펀드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Individual Saving Account)가 잇달아 출시되었다. 해외주식형펀드는 최대 3,000만원까지 전용계좌에서 발생한 매매차익과 환차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단, 해외펀드 중 주식형펀드에 대해서만 혜택이 주어지며 역외펀드는 대상에서 제외된다. ISA는 예·적금, 주가연계증권(ELS), 환매조건부채권(RP), 리츠(REITs) 등을 담을 수 있는 바구니로 생각하면 쉽다. ISA 계좌에서 발생하는 수익 중 200만원까지는 비과세이고 이를 초과하면 9.9{853382fb9fed1234c07a338676456f691b244c6a4821bb844c1776e514e2eaae}로 분리과세 한다. 연봉 5,000만원 또는 종합소득 3,500만원 이하인 경우에는 비과세 한도가 250만원으로 늘어난다.

비과세 해외주식형펀드와 ISA의 조건이 서로 다른 세제 혜택을 충분히 누리기 위해서는 단서 조항을 잘 살펴야 한다. 국내주식형 펀드의 매매차익은 원래 비과세다. 반면 해외주식형펀드, 채권형펀드, ELS의 매매차익은 과세 대상이다. 배당소득으로 간주하여 수익의 15.4{853382fb9fed1234c07a338676456f691b244c6a4821bb844c1776e514e2eaae}를 원천 징수한다. 따라서 해외 펀드에 투자한다면 당연히 비과세 해외주식형펀드를 이용하는 것이 낫다. 비과세 한도와 의무가입 기간이 없기 때문이다. 채권형펀드나 ELS를 가입한다면 투자지역이 해외든 국내든 관계없이 ISA를 이용하는 것이 낫다. 매매차익이나 환차익에 대해 과세되는 15.4{853382fb9fed1234c07a338676456f691b244c6a4821bb844c1776e514e2eaae}의 배당소득세를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비과세 한도를 넘기더라도 9.9{853382fb9fed1234c07a338676456f691b244c6a4821bb844c1776e514e2eaae}의 저율로 분리과세 된다.

ISA는 수익과 손실을 상계하여 과세하기 때문에 의외의 이득을 볼 수도 있다. ELS에서 손실을 봤는데 펀드에서 발생한 수익 전부에 대해 과세한다면 당하는 입장에서는 꽤 억울하다. 통산해서 손실을 봤다면 더욱 그렇다. ISA는 편입한 모든 상품의 수익과 손실을 모두 합산하여 수익이 있을 때 과세하는 방식을 취한다. 따라서 어떤 금융상품에서 수익이 났더라도 다른 금융상품에서 손실이 생기면 손익 상계에 의해 세금을 줄이는 것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하이일드펀드에서 500만원의 수익이 생긴 상황을 가정해 보자. 비과세 한도를 넘긴 300만원은 과세 대상이 된다. 마침 같은 계좌의 ELS에서 300만원의 손실이 발생했다면? 원금손실이 유쾌한 일은 아니지만 총 수익은 200만원으로 계산돼 세금은 없어진다. 의도치 않은 절세효과를 보게 되는 것이다.

연간 수익에 대해 과세를 하는 것이 아니라 찾을 때 한꺼번에 하는 것도 ISA의 미덕이라고 할 수 있다. 세금이 이연되면 납세자는 절세 효과를 누리게 된다. 이른바 복리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ISA의 의무가입기간은 5년이지만 계좌를 유지하는 동안은 계속해서 복리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최종적으로 손해를 봤는데도 불구하고 매년 나눠 과세함으로 인해 세금을 내는 불합리를 피할 수 있다. ISA는 최종 인출시기에 한꺼번에 과세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과세 해외주식형펀드는 의무 가입기간이 없어 언제건 불이익 없이 해지할 수 있다. 가입기한은 2017년 말이며 이후에는 기존 펀드의 추가 납입만 할 수 있다. 반면 ISA는 3~5년의 의무가입기간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담을 상품의 종류·비중·위험도 등 선택권을 모두 위임하는 일임형과 투자자가 직접 운용할 상품을 고르는 신탁형이 있다. ISA와 비과세 해외주식형펀드는 국민의 재산 증식을 돕겠다는 좋은 목적으로 출시되었다. 일부의 우려를 불식시키며 자본시장의 발전에 큰 기여를 하길 기대해본다.

(연금포럼 연구위원 지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