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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은퇴 만족도 높이기 ① 인간관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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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6-03-31 | 작성자 | 관리자 |
정년 이후에는 건강, 여가, 돈, 인간관계의 관리를 잘 해야 한다. 그중 인간관계만 떼놓고 보면 부부 사이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 한창 일로 바쁜 시기에는 아침과 밤에 잠깐씩 마주치는 것이 전부지만, 특히 은퇴 이후에는 30~40년 동안 하루 종일 마주보며 지내야 한다는 것이 문제다.
아직도 한국의 집안 분위기는 다분히 가부장적이다. 가장은 대소사를 결정할 때 대개 자기 의견을 관철하고야 만다. 가족 구성원들의 불만은 차곡차곡 쌓여 간다. 가계를 책임지는 동안에는 권위가 보장되지만 나이가 들면서 남편과 아내의 위상이 바뀌기 시작한다.자식 중에도 내 편은 없다. 심한 배신감에 남편들은 반란을 도모하기도 한다. 최근의 황혼이혼 사례를 보면 남자들이 먼저 요구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혼인 기간 30년 이상인 부부의 이혼이 2004년 4600여 건에서 2014년 1만300여 건으로 10년 만에 2배 이상 늘어났는데 남편이 먼저 청구하는 건수가 40{853382fb9fed1234c07a338676456f691b244c6a4821bb844c1776e514e2eaae}다. 그런데 전문가들의 분석에 의하면, 여자는 가족에게 희생한 자기 삶을 찾기 위해서 이혼하지만, 남자는 버림받기 전에 선수치는 것이 마지막 자존심이란 생각에 이혼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실제 남편이 먼저 황혼이혼을 청구하는 경우를 보면 아내가 수도 없이 이혼을 요구했거나 본인이 하지 않아도 조만간 이혼 당할 처지라는 것이다.
여자와 남자의 생각은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은퇴 후 시간적 여유가 생겨 부부 간의 살가운 시간을 가지려는 남편의 생각이 아내에겐 고통이 된다. 남편과 자녀에게서 독립한 지 얼마 안 된 아내는 자신만의 시간이 더 소중하기 때문이다. 부엌에서 음식을 할 때도, 백화점을 갈 때도 졸졸 따라다니는 것이 아내에겐 귀찮은 간섭으로 느껴진다. 다정하게 시도하는 대화가 아내에겐 짜증나는 잔소리로 들릴 뿐이다. 퇴직 이후에 한적한 전원의 삶을 꿈꾸는 남편도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할지 모른다. 전원의 격리된 삶에 도사리고 있는 위험은 부부가 집 안에서 같이 지내는 시간이 지나치게 많아진다는 점이다. 늘어만 가는 남편의 잔소리가 아내에겐 고문이다. 은퇴한 남편이 원인이 돼 생기는 ‘부원병(夫源病)’은 아내에게는 무서운 병이다. 아내가 바라는 좋은 남편은 ‘눈앞에 보이지 않는’ 남편이다. 자주 바깥으로 나가는 것이 좋은 방법인데 재취업하면 자연히 해결된다. 이것이 돈 말고도 일거리를 가져야 하는 중요한 이유가 된다.
혼자 사는 연습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 여자는 남편을 잃고 15년 이상 살지만 남자는 아내를 잃고 10년을 채 버티지 못한다. 아내는 남편을 잃고도 독립생활을 할 수 있지만 남자는 거의 불가능하다. 직장생활 말고는 거의 모든 것을 아내에게 의지하며 살아왔기 때문이다. 일본 에히메대(愛媛大) 의학부의 조사를 보면, 부인 없는 남자 노인의 사망률은 있는 경우보다 80{853382fb9fed1234c07a338676456f691b244c6a4821bb844c1776e514e2eaae} 더 높았다. 반면 남편이 있는 여자 노인은 없는 경우보다 사망률이 오히려 55{853382fb9fed1234c07a338676456f691b244c6a4821bb844c1776e514e2eaae}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쯤 되면 여자에게 남편은 수명을 갉아먹는 귀찮은(?) 존재라고 해석해도 반박할 수 없다. 인간관계의 폭을 가족, 친지, 지역사회로 넓히고 자녀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또한 집안 살림을 미리 익혀두면 독립적인 생활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이상적인 부부관계는 은퇴 이후가 아니라 평소에 아끼고 신뢰하는 관계를 지켜나가는 것이다. 남자는 특히 스스로 가족들에게 돈을 벌어다 주는 사람으로서 인식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자주 감정을 표현하고 자신의 노고에 대해 공치사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평소에 아내를 존중하고 아내만의 영역을 인정하는 것이다.
(연금포럼 연구위원 지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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