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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자산운용사의 독립성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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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6-02-22 | 작성자 | 관리자 |
지난해 유명 해외국부펀드가 기금운용을 맡길 자산운용사를 고르기 위해 몇몇 국내 자산운용사를 방문한 적이 있다.
흥미를 끄는 대목은 이 국부펀드가 방문한 회사 가운데 상당수가 운용규모가 큰 대형회사가 아니라 최근 몇 년간 운용자산이 꾸준히 증가한 중견자산운용사였다는 점이다. 특히 경영이 독립된 이른바 독립계 운용사가 대부분이었다.
왜 독립계 운용사일까?
이점을 이해하려면 자산운용업의 몇가지 본질적인 특징을 알아야 한다. 자산운용사가 뛰어난 운용성과를 내는데 가장 필요한 것은 운용회사 독자의 기업문화 또는 운용철학이다. 이는 세계적으로 성공한 자산운용사의 경영구조를 연구한 학자들에 의해 증명돼 왔다.
세계적으로 명망있는 자산운용사 가운데는 오너가 직접 자산운용을 하는 회사가 많다. 또 파트너쉽 형태의 회사, 도제(徒弟) 형태의 회사도 적지 않다.
오너회사는 운용의 노하우를 가진 오너가 펀드매니저들을 고용해 경영도 하면서 펀드 운용도 같이 하는 형태다. 경영권은 가족 또는 후계자가 물려받는다.
파트너쉽 회사는 수 명 혹은 수십 명의 파트너에 의해 운용되는 형태인데, 이 때에도 물론 중심이 되는 파트너가 있다. 높은 실적을 올린 영업사원, 펀드매니저, 애널리스트 등이 파트너로 승격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 때는 대부분이 무의결권 우선주를 받아 회사의 이익배당에만 참가할 뿐 경영에는 참가하지 않는다. 미국에는 오너 형태와 파트너쉽 형태의 지배구조를 갖춘 자산운용사가 많다.
유럽식으로 통하는 도제형태의 자산운용사는 운용 노하우를 가진 펀드매니저가 제자를 데리고 운용하다 은퇴할 때 수제자에게 노하우를 전수하거나 독립된 운용사를 만들어준다.
이상의 세 가지 유형에서 알 수 있듯이 성공한 운용사의 운용철학 또는 운용의 노하우는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수된다.
물론 세계 유명 대형운용사들 중에는 규모나 조직면에서 오너회사나 파트너쉽의 회사라고 하기 어려운 회사도 있다. 하지만 이들 운용사도 출발 당시에는 대부분 오너회사나 파트너쉽 형태였다. 대기업이 된 지금도 운용철학이나 노하우 전수과정은 세가지 가운데 하나라고 보면 된다. 물론 미국의 「뱅거드」나 「로젠버그」처럼 금융회사 계열사로서 수학과 컴퓨터를 이용한 시스템운용으로 성공한 사례도 있다. 컴퓨터시스템을 활용해 성공한 이같은 예외를 제외하면 대기업이나 금융회사 계열운용사가 성공한 사례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면에서 볼 때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설립과정은 세계적으로 성공한 자산운용사들과는 많이 달랐다. 설립 자본금요건 등의 진입장벽이 높았기 때문에 자산운용사들은 대기업 계열사이거나 금융회사의 자회사인 경우가 많았다. 이런 회사들의 가장 큰 문제는 모회사의 필요에 의해 경영자와 펀드매니저가 수시로 바뀐다는 점이다. 경영진이 바뀔 때마다 새로 판을 짜서 다시 시작하다보면 일관성 있는 ‘운용철학’과 ‘운용시템’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자산운용사의 지배구조가 대부분 독립계 자산운용사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운용회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운용철학’이고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 ‘운용시스템’이다. 운용시스템이 구축되어 일정기간(일반적으로 3년)의 운용성과가 나오면 외부 평가기관이 객관적인 평가를 내린다. 투자자는 외부 평가기관이 내리는 평가보고서를 보고 투자를 한다. 이것이 투자자와 운용회사의 가장 바람직한 관계인 것이다.
(트러스톤자산운용 대표 김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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